[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질병 발생 과정을 규명하는데 필수적인 당단백질 분류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에 한 달 이상 걸리던 당단백질 분류 작업을 24시간 이내로 단축할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 핵심은 질량분석기에서 얻어지는 질량분석 스펙트럼을 빠르게 분석해내는 알고리즘이다.
이를 구현한 소프트웨어가 단백질에 결합된 당의 구조와 위치에 따라 당단백질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한다.
연구진은 암발병과 연관성이 밝혀졌으나, 그동안 분석이 어려웠던 '뮤신' 타입의 당단백질 분류도 세계 최초로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기존 당단백질 분석은 주로 질량분석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실험결과인 분석 스펙트럼이 복잡해 단백질에 결합된 당의 종류나 결합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연구자가 일일이 직접 분석하고 분류해야 해, 분석과정이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자제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분석과정을 자동화해 1개월 이상 소요되는 분석을 24시간 이내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특히 높은 정확도도 유지하는데도 성공했다.
당단백질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특정 부위에 당이 결합된 것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주요 성분, 신약 개발을 위한 표적단백질,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바이오마커 등 활용의 폭이 넓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주요 물질인 '스파이크 단백질'도 당단백질의 일종이다.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과정과 변이 여부에 대한 연구에도 당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해 백신이나 복제 의약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종신 박사는 "향후 백신, 재조합단백질, 바이오시밀러 등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의 구조를 검증하고 엄격한 품질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석화학분야 국제학술지 Analytical Chemistry에 지난 7월 10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