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빅5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은 명실공히 전국구이지만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수도권형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29일 열린 '지속가능 환자중심 의료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분류법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환자 중증도에 따라 구분하고 있는 현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의 폐해를 지적하고 지역과 병원의 규모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상급종합병원 중에는 전국에서 중증도 높은 환자들이 찾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지역 내 환자들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면서 3차와 2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병원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교수는 진료권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를 개발했다. 70개 중진료권을 설정하고, 진료권별 입원확률비를 산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전국형 ▲수도권 권역형 ▲비수도권 권역형 ▲지역형으로 구분했다.
전국형은 말 그대로 전국 권역에서 환자가 해당 병원을 찾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아산병원(0.29)이다. 삼성서울병원(0.26)과 서울대병원(0.25)도 전국형 상급종합병원에 해당됐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전국형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수도권 권역형으로 분류됐다. 주로 수도권 환자들을 포괄적으로 진료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수도권 권역형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이 외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등이 포함됐다.
비수도권 권역형은 지방에 위치하면서 주변 권역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을 의미한다. 고신대병원과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이 여기에 속했다.
지역형은 해당 병원이 위치한 지역의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케어한다. 원광대병원과 한양대구리병원, 동국대경주병원 등이 해당한다.
이 처럼 환자 중증도와 함께 지역 내에서의 해당 의료기관 역할을 고려하면 상급종합병원 지정 세부 기준이 보다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는 게 김윤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원광대병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이지만 다른 지역 환자들 방문이 적다. 사실상 3차 병원과 2차 병원의 역할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곳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는 서로 다른 중증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했다.
이어 "현재 지정기준은 다소 기계적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는 보다 높은 중증도를 요구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병상 공급과 환자 구성 등을 따져 상급종합병원 지정시 이를 인정해 주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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