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유행과 지역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과대학 입학정원 4000명 증원을 추진하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이하 병의협)가 ‘국내 의료 시스템 선(先)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병의협은 29일 성명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은 의사 부족을 걱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의사 공급 과잉을 걱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가 지난 2013년 발표한 ‘향후 10년간 의사인력 공급 적정 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빠르면 2023년, 늦어도 2025~2026년에 OECD 평균에 도달할 전망이다.
병의협은 “이를 근거로 의대정원을 늘리면 2025년부터는 의사 수가 초과 공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의사 인력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낮은 수가 체계 등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의협은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은 필수 의료보다 미용성형 분야를 선호하는 의사가 많아지고, 저임금 및 고강도 노동을 견디지 못해 간호사들 은퇴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대다수 의료인력이 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바로잡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절대적인 의사 수가 적어 의대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명으로 OECD 평균 3.3명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대수명과 영아사망률, 자살을 제외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에서 OECD 최고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2.4명), 미국(2.6명), 캐나다(2.7명) 등 선진국도 절대적인 의사 수는 적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