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정확히 20년 만이다. 정부 여당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 공공의대 설립, 원격진료 등을 강행하면서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행동에 나섰다. 2000년 의약분업에 이어 두 번째 범의료계를 아우르는 총파업이다. 첫 번째 총파업을 주도했던 김재정 前 의협 회장[사진]은 그로인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나, 의협이 추진하는 총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모습은 결연했다. ‘D-day’까지 남은 시간은 2주, 데일리메디가 의료계 유일무이한 총파업을 이끌었던 김 전 회장의 이야기들 들어 봤다. [편집자주]
Q. 의료계가 총파업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의약분업 당시가 기억나는 요즘이다. 어떻게 지내나.
A. 운동하고, 음악 듣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의료계에는 아직도 관심이 있다. 이번 파업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실시한 총파업 관련 설문조사에도 참여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첫 번째 파업을 주도했던 김 전 회장에게 대법원은 2005년 9월 29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한광수 회장 직무대행에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쟁투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배창환·사승언·이철민·홍서주 등은 벌금 1000만원을 확정 받았다.)
Q. 20년 만의 총파업이 예상된다. 의사협회는 4대 악(惡) 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A. 말이 안 된다.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 그렇다. 얼마 전 의협이 실시했던 총파업 관련 설문조사에 응했다. 파업을 지지했다. 현재 개원의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행동할 수는 없지만, 최대집 의협 회장과 대의원회 서면 결의를 적극 지지한다. 의협 회원들이 단결해서 총파업에 호응하지 않으면 의료계가 헤쳐나가기 어렵다.
Q. 총파업 양상이 의약분업 당시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 8월7일 전공의들 파업을 시작으로, 의대생들도 8일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A. 지난 2000년 파업은 의약분업 하나 때문에 추진됐던 것이 아니다. 물론 의약분업이 시발이 됐지만 의료 제도, 의사들의 처우 등 복합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의약분업 반대만으로 총파업의 명분이 서겠나. 당시 4만 명 회원들이 장대비 받으면서 데모할 수 있었을 것 같은가. 당시 총파업은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기에 현 집행부가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문제 제기, 시의 적절"
“정부가 막무가내로 민감한 의료정책 추진, 회원 일치단결해야”
“코로나19 등 따지면 파업 못해, 의료계 이번 총파업은 미래를 보고 하는 것”
Q. 파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일단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 의사의 본분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전략이야 현 집행부가 잘할 것이다. 그것에 대한 부분은 걱정 하지 않는다. 내가 주도했던 총파업은 벌써 20년 전 이야기다. 정부가 막무가내로 민감한 의료정책들을 추진하다보니 당시보다 더 힘들 것이다. 회원들이 일치 단결해야 한다. (김 前 회장은 총파업과 함께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의료계 신년 하례회에서도 그는 “정부를 상대로 논리보다는 대화·투쟁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Q. 2000년 당시와 다른 점은 코로나19 사태 속 파업이라는 것이다. 국민 눈에는 ‘국민 건강권’을 위협한다고 비춰질 수 있는데.
A. 코로나19 등을 따지면 총파업을 할 수 없다.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파업이다. 먼 미래의 국민건강권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중요하지만, 현재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최 회장이 잘 보고 있는 것이다.
Q. 의약분업 당시 경험을 투영해 조언을 한다면.
A. 최대집 의협 회장이 잘하고 있다. 의사 회원들도 총파업에 적극 찬성하면서 참여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계가 국민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의료제도로 개선될 수 있도록 성공에 동참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