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전공의들이 의료계와 대화에 임하겠다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에 대해 기만이라며 직격탄을 날리면서 이번 주 금요일(7일)로 예정된 파업은 정부의 극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은 3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파업 선언 이전부터 전공의들이 관련 간담회나 협의 등을 정부 측에 요청했으나 번번이 미뤄왔다며 박 장관의 대화 제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협은 실제로 “박능후 장관이 지난해 11월 간담회 이후 지역 의료 활성화, 비인기과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방 전공의 대표들과의 2차 간담회를 직접 약속했으나 이후 대전협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과 관련 여당 지도부와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과 만나 현재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산된 이유에 대해서도 듣지 못해 전공의들은 애초 정부가 소통할 생각이 없던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전협은 "지난 7월29일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복지위 소속 초선의원(비례 1번) 요청으로 예정돼 있던 간담회가 단체행동 예고 후 일정 중복의 이유로 돌연 취소되는 등 여당과의 대화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당 전문위원과의 간담회에서도 끝내 현재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에 관한 정책이 의사들의 제안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통보받았다는 것이 대전협의 주장이다.
박지현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실무자 간담회를 통해 장관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의료정책에 대한 대화를 미뤘다”며 “일부 보도를 통해 대화 의지를 비친 박능후 장관 말에서 정치인의 다른 두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아 참담함을 느낀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대전협 관계자 A는 “우리는 대화를 통한 합의 실마리를 찾기를 희망했으나, 정책 결정자들은 전공의 파업은 예상된 바이며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해 비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화의 기회가 있었으나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의료계라는 정부 측 주장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대전협 관계자 B도 “정부와 여당은 간담회가, 대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실제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매달 열리는 복지부 간담회에서 몇 달간 현안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와 변명을 듣다 지쳤다”고 전했다.
대전협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정부측 주장에 대해 이는 수개월 전부터 대전협 측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한 것이라며 박 장관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협은 끝으로 "정부 및 여당과의 대화 가능성이 무산될 경우 예정된 대로 대의원 표결에 따라 단체행동 준비를 추진하겠다"고 파업 강행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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