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20년 만의 전공의 파업이 임박해지면서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이 진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다만 제자들의 단체행동에 회의적인 시각보다는 ‘공감’의 뜻을 나타내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적어도 전공의들의 총파업으로 인한 사회 및 국민들의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을 교수들이 나서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대부분의 대학병원 교수들은 오는 7일 전공의 파업투쟁에 대비해 근무표를 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공의들을 대신해 야간당직을 서는 것은 물론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의 진료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진료과별로 교수들이 업무를 조율 중이다.
A 대학병원의 경우 최근 며칠 간 잇따라 교수회의를 개최하고 전공의 파업과 관련한 대책을 모색했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수술실과 중환자실의 경우 전임의와 전문간호사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대체가 불가한 응급실 등에는 교수들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B 대학병원 역시 진료과장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전공의 집단투쟁을 만류하기 보다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힘을 실어주자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당일인 7일 하루동안 가급적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외래와 병실,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 진료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챙기자고 뜻을 모았다.
전공의 파업 및 의대생들의 수업‧실습 거부 결정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적극적인 지지 뜻을 표명한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입장이 임상현장에서도 투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의교협은 “제자들의 파업 사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어처구니 없는 정책을 막지 못한 무기력한 스승으로서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제자들을 조금이라도 아낀다면 최소한 그들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교수로서 제자들의 자긍심을 최대한 지켜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이처럼 제자들의 단체행동에 지지를 하면서도 한켠으로 우려감이 적잖다.
응급환자 발생시 시행하는 인튜베이션(Intubation, 기관삽관) 등은 너무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만큼 막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교수들이 적잖다.
C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공의 파업 당일 응급실 근무가 예정돼 있는데 인튜베이션 안해 본지가 10년이 넘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D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응급실 당직이 너무 오랜만이라 부담이 크다”며 “간호사 등 주변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수들은 이번 전공의 파업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E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전공의가 없으면 힘들 수 밖에 없지만 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막아주는 것은 스승인 교수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죽하면 전공의들이 거리로 나서려 하겠느냐”며 “의사 선배로서 작금의 상황을 막지 못한 자괴감과 미안함 때문이라도 기꺼이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