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병‧의원 피해가 가중되는 와중에 특히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청과) 피해가 심각해 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소아과 개원의와 의사회 등 의료기관에 따르면 소청과는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막심해 상반기에만 98곳이 폐업하는 등 운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상반기에 소청과 98개 병원이 폐업하고 90% 이상 병원들이 대출을 받아 어렵게 운영하고 있다”며 “병원 건물 계약기간이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참자는 마음으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데 연말까지 코로나19가 이어진다면 90% 이상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5월 내과‧소청과‧이비인후과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청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작년보다 약 80%의 환자 수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서울 소재 소아과 개원의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혹시나 병원에 들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부모들이 웬만해서는 병원을 찾지 않는 분위기다”며 “경영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가늠할 수 없어 대책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소아과를 운영했던 다른 의사도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이미 근무 인력을 조정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 가을에 2차 대유행으로 3~4월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폐업까지 고려해봐야 할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임현택 회장은 소청과 운영의 어려움을 구조적 문제라고 언급하며 이 같은 어려움이 계속 이어진다면 소청과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는 구조적 문제가 있어 코로나19 이전에도 최근 5년 사이 출생률의 지속적인 감소로 운영이 어려워져 정부에 대처를 요구했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환자 자체가 아예 없는 상황으로 정부가 1~2달 안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구조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청과는 행위별 수가제 안에서 행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랑 진찰비 하나로 먹고살아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소청과 의사 대부분은 현재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운영이 힘들어 2~3명이던 직원을 한 명으로 줄이고 직원 월급보다 수익이 낮은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 하반기까지 운영의 어려움이 이어지면 소청과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것이 자명하다”며 “아이들은 열이 난다고 모두 단순한 병이 아니라 2~3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는데 소아과가 없어지면 이런 아이들을 누가 살릴 것이냐. 정부는 병원 유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최대한 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