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정부가 신입 간호사 ‘태움문화’ 청산을 기치로 야심차게 추진한 교육전담간호사 인건비 지원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지부진한 진행 속도에 의료기관들의 정원 확대 거부감 등이 겹치면서 당초 예상했던 실적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 성과를 거둔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에 따르면 2019년 교육전담간호사 인건비 지원사업 총 예산 76억6000만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36억6700만원에 불과했다. 집행률은 47.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당초 6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59명의 교육전담간호사에게 인건비를 지급할 계획이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총 52개 기관에서 254명의 교육전담간호사를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보면 당초 목표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 실집행률이 50%도 안되는 것은 그만큼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사업 시행의 지연을 꼽았다.
당초 4월부터 교육전담감호사 인건비 지원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위탁기관(대한병원협회) 선정이 3월에야 완료된 탓에 사업 시작에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위탁기관 선정 후 운영계획 및 지침이 수립된 게 5월, 인건비 지원을 받게 될 의료기관이 선정된 것은 6월이었다.
국공립 의료기관의 간호사 정원 확대 부담도 한 몫했다. 2년 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정원을 확대하기에는 부담이 커 공공병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보조금 지급에도 문제가 있었다.
복지부는 총 4차례에 걸쳐 위탁기관이 대한병원협회에 보조금을 교부했는데, 연말에 총 예산의 절반 수준인 38억2600만원을 일시에 지급했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에 교부된 76억6000만원 중 39억9300만원을 사용되지 못했다. 병협은 해당 예산을 고스란히 국고로 반납했다.
결국 복지부가 연내 집행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예산의 절반 정도로 연말에 한꺼번에 지급한 탓에 일선 의료기관들에게 제때 인건비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교육전담간호사 인건비 지원 사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계획과 보조금 교부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규 간호사들은 의료기관 취직과 동시에 환자들의 신체 및 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맡게 되는 등 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태움문화 및 조기 이직의 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규 간호사를 교육해주는 간호사는 본인의 업무 외에도 신규 간호사 교육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지적돼 왔다.
교육전담간호사 인건비 지원 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돼 있다. 올해 예산은 101억9400만원이 책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