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러시아가 자체 개발해 공식 등록을 마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3단계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통상 백신은 소수를 대상으로 한 1단계 임상시험부터 다수를 대상으로 한 3단계 임상시험까지 거친 뒤 등록과 승인이 이뤄지는데 '스푸트니크 V'는 2단계 임상만 마친 상태로 국가 승인을 받아 앞뒤가 뒤바뀐 모양새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 8월15일 3단계 임상시험을 위한 백신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는 "법률에 따르면 (백신) 시판(대중 접종)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서 "다만 백신이 등록 후 시험과 대중 접종 모두에 부족하기 때문에 먼저 등록 후 시험에 백신을 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중 접종은 등록 후 시험을 위한 수요량인 약 3만회 분량이 확보되고 나면 곧바로 시작될 것"이라면서 (등록 후 시험 개시 후) 약 3~4주 늦게 시작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등록 후 시험’이란 3단계 임상시험을 가리키는데 그는 등록 후 시험을 모스크바 지역 주민 2만~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시험 기간은 평균 4~5개월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11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세계 최초로 공식 등록했다.
'스푸트니크 V'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1957년 냉전시대 소련이 인류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 이름을 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딸에게 이 백신을 접종시킨 결과 열이 낮아졌고 항제가 생겼다"며 '스푸트니크 V' 효과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스푸트니크 V'는 1상에서는 38명, 2상에서는 76명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의 백신 개발이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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