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소아환자들을 10년간 장기추적한 결과, 이식술을 받은 나이에 따라 언어인지기능이 크게는 40%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만 1~13세에 한쪽 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114명의 소아환자 청력 호전정도를 10년 이상 추적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재까지 발표된 소아 인공와우환자 언어발달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제일 오랜 기간 분석이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박홍주 교수팀은 난이도가 각기 다른 세 가지 어음인지도 검사로 소아환자가 단음절 단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변별하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가장 쉬운 검사에서는 대부분의 소아환자가 수술 후 평균 첫 1년 동안 언어인지능력이 비약적으로 발달했으며, 3년째에는 전화 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등 난이도를 가진 검사에서는 7세 이전에 수술한 소아환자 대부분이 언어인지능력 90% 이상의 좋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7세 이후 수술한 경우 50~60%의 언어인지능력을 보여 수술 시행 나이가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이 확인됐다.
어려운 단어를 이용한 고난도 검사에선 수술 후 초기 1년 동안은 어려운 단어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수술 후 4~5년 이후 점진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수술 후 10년까지 발달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고난도 검사에서 수술 시행 나이에 따른 결과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난이도가 낮은 검사에서는 정상인과 차이가 없었으나, 고난도 검사결과 만 1세에 수술한 아이는 10년 후 정상인의 88% 수준으로 언어인지기능이 발달했다.
만 2세한 아이는 정상인의 82%, 3~6세에 수술하면 정상인의 73%, 만 7세 이후 수술하면 정상인의 46% 정도로 발달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른 나이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언어인지능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로 인공와우 이식 후 언어발달이 최대 10년 정도까지 장기적으로 발달하는 것도 증명됐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어릴 때 수술을 하더라도 단지 1년 차이에 의해서도 수술 결과가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며 “최근에는 만 1세 전에 수술을 시행하면 정상과 비슷한 언어인지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보고도 많아, 신생아 난청검사를 통해 난청이 의심될 경우 적극적인 진료와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로 소아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 후 최장 10년까지 장기적으로 언어인지기능이 발달한다는 것도 증명돼,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는 아이는 수술 후 장기적으로 언어발달과정을 관찰하여 호전 정도를 확인해야 하며 본 연구의 결과는 호전 정도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20년 7월 미국 이과학회 학술지인 ‘이과학-신경이과학(Otology&Neurot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