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봉직의들이 의료계 대정부 투쟁에 참전을 선언했다. 전공의, 의대생들이 끌어올린 투쟁 열기가 전임의들에 이어 봉직의들로까지 의료계 전반으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봉직의들은 의협 주도 총파업이 예고된 8월26일·27일·28일 연차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차 투쟁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초과 업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으로 의료계 파업에 힘을 보탠다. 병의협이 연차 투쟁을 예고하면서 다음주 의료계 총파업은 파급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1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료계 파업 투쟁 상황에서의 봉직의사 대응 지침’을 공지했다.
병의협은 “우리 봉직 의사들의 후배인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미래까지 내던지며 투쟁의 선봉에 서 있다”며 “봉직의들도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일 때”라고 말했다.
젊은 후배들이 무기한 총파업과 국시거부·동맹휴학 등으로 투쟁을 이끌자 3만 봉직의들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병의협 정재현 정책이사는 “개원의는 의협, 전공의는 대전협, 의대생은 의대협이 이끌고 있다”며 “봉직의도 의협 회원이긴 하지만 이번 투쟁에서 소외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병의협이 나서게 된 또 다른 배경을 설명했다.
예정대로 다음주 대학병원 전공의, 전임의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종합병원 등으로 환자들이 밀려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병의협은 병원들이 전공의 파업 등을 핑계로 봉직의들에게 초과 업무를 종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이사는 “초과 업무를 한다고 봉직의들이 수당을 더 받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그래서 행동 지침을 통해 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병의협은 봉직의들이 병원으로부터 부당한 초과 업무 강요·휴가 반려·불이익 협박을 받을 경우, 법률 지원 및 항의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정재현 이사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강경하게 나가고 있는데도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것은 그래도 봉직의들이 있다는 생각때문일 수 있다”며 “시작은 연차 투쟁과 초과 업무 거부지만 궁극적으로 사직 투쟁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병의협은 전국 조직화를 통해 투쟁 참여율을 제고하고 장기전에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지금도 지역 대의원 등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이사는 “병의협 회원은 9000여 명 정도이지만 전체 봉직의는 3만명에 달한다”며 “인원도 많고 전국에 퍼져있어 그동안 쉽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전국 조직화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통해 투쟁이 장기화 될 경우, 봉직의들도 보다 파급력이 큰 액션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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