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들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원점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27일 오후 고려대 의대 유광사홀에서 열린 KAMC 긴급 기자회견에서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국민들에게는 송구한 마음을 전했다.
학장들은 먼저 의대생들에게는 “의대생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한다”면서도 “학생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라는 책무로 인해 의학교육이 멈춰지는 것을 막는 데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와 동맹휴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은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장들은 정부에게는 현재 추진 중인 의료정책을 의료계와 원점 재검토해 의대생들이 교육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 이를 위해 의학교육 전문가와 의정협의체를 구성할 것도 제안했다.
학장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의사 양성이 중단되면 의료공백과 의학교육 부실이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책임의 중심에는 정부가 있다”며 “현재 수도권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정상적 의사 국시 실기시험 진행이 어려운만큼 안정적 의사 인력 배출을 위해 국시를 최소 2주 이상 연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국민건강 수호를 위한 의료계의 진정성 있는 요구를 이해해 주시고, 코로나19 사태에 의료계가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빠르게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나서도록 촉구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성명서 발표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학장들은 정부가 학생들이 투쟁하는 이유에 대해 귀기울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화여대 의과대학 한재진 학장은 "초점이 국시 거부 자체에만 맞춰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며 "학생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것은 그들이 의사로서 활동하게 될 10년, 20년 후에도 의료계가 현재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그대로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국시에 응시해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닌 의료 환경의 개선이라는 것이다. 이에 학장들은 현재의 강대강 대치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정부라고 입을 모았다.
영남대 의과대학 윤성수 학장은 "지금의 20대, 30대는 불공정한 것을 참지 않는 세대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지금 사태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정부다.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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