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의대 신설 계획의 결함을 주장하며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8월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른바 공공의대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3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0만3961명이 동의했다.
오는 9월26일까지 동의 인원이 20만명을 넘으면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내놔야 한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방역과 치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정부와 의사집단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 관련 정책에 대해 서로 맞서 팽팽하게 대립 중”이라며 “공공의대에 관한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적, 도덕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전라북도 남원시 시장이 소속 공무원들에게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하는 공공의대 관련 설문조사에 강제로 참여토록 하고, 대응방안과 참여방법 등을 첨부해 ‘모범 답안’을 제시, 참여 결과를 보고토록 지시했다는 한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또 공공의대 관련 법률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원시가 공공의대 설립 예정 전체 부지 면적의 44%인 2만8944m²에 이미 토지 보상을 마쳤다는 내용을 지적했다.
이어 “공공의대 정책이 과연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한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의 무리수, 혹은 여당 표밭 지지율 관리 차원의 보은적 정책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전문가·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중립적인’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공의대 입학생을 추천, 선발토록 한다는 보건복지부 정책 방향에 대해 “어느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입시에서 마치 현대판 음서제도를 연상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시·도지사나 시민단체 추천을 통해 공공의대에 입학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청원인은 “코로나 시국에 당장 실효성도 없는, 최소 10년 후에나 효과가 나타날 공공의대에 관한 정책을 기습 발표했다”며 “이에 의사집단이 반발하자 정책 유보는 하겠으나 철회는 힘들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이유가 현대판 음서제도로 인해 수혜를 입을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 때문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에 얽혀있는 수많은 이권과 이해 당사자들을 통틀어 저는 ‘공공의대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싶다”며 “즉각적이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목포시에서는 공무원이 보건소에 진료 받으러 온 노인과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 없이 '전남·서남권 국립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서명등록부'에 서명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남원·목포시 상황에 대해 180개가 넘는 매체에 제보했음에도 불과 7~8개 매체만 보도했다. 전라권 의과대학들은 서남대 의대 폐교 등 부실의대로 인해 피해를 봤었기에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 좀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공공의대 게이트' 국민청원에 10만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한 데 대해서는 "의료계가 목소리를 낸 지 한 달이 지난 이제야 국민들에게 공감을 받기 시작하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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