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협약문 합의로 거의 마무리될 듯 보였던 총파업 사태가 대한전공의협의회 복귀 철회 결정으로 다시 불붙은 가운데, 수도권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은 우선 진료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행동 중단 결정을 번복한 7일 오전 기준,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가운데 전공의가 복귀한 곳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주와 비슷하게 진료와 수술을 축소한 상태로 운영 중이다. 평상시보다 수술 일정은 절반 줄였고, 입원과 외래도 20∼30% 이상 줄어든 상태다.
다만 7일부터 단체행동을 예고했던 교수들은 일단은 정상적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어 예약돼 있는 외래는 무탈하게 이뤄지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3개 병원의 전공의 953명 가운데 94%인 895명이 업무 중단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서울대병원 전임의 281명 가운데 88%인 247명도 업무중단에 동참했다. 다만 업무중단과 별개로 코로나19 관련 진료현장에는 봉사 형태의 의료 지원을 나가는 중이다.
서울성모병원도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아직 없다. 오후 예정된 간담회 후에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전임의들은 진료에 복귀 중이며 이전과 같이 남은 인력들이 진료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밝혔다.
외과 또한 지난주에 파업을 예고했었으나, 현재 전원 출근한 상황이고 응급 환자를 위해 외래 진료도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 측도 "주말 새 투표 결과 파업 유지 의견이 우세했고 현재 상태를 유지 중이지만 오후 간담회에 따라 방침이 변할 수 있다"며 "현재 "전공의 246명이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주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공의들이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한정해 자원봉사로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즉 업무 복귀가 아님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전임의의 경우 전공의비상대책위원회와 움직임을 같이해 지난 4일 기준 324명 중 290명(90%)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의료원도 전공의들의 총파업이 유지되고 있다. 연세의료원 소속 A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가 자진사퇴 했고 소속 전공의들은 총파업을 계속하는 중"이라며 "복귀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주말 동안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어 당장 오늘 당직표부터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병원이 전공의 없는 외래 및 수술 스케줄을 이어 가며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길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은 파업 참여에 대해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지난주와 다름 없이 교수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병원도 "별도 외래 축소 계획은 없다. 전공의 파업 이전처럼 진료 스케줄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주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갑작스런 복귀 번복으로 어수선한 현장 가운데 병원들은 우선 오후 예정된 전공의 대(對)회원 간담회의 결론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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