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진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의료에도 적잖은 변화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의료현장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달라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코로나19 대응 현황’이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친 변화 및 대응을 조명했다.
연구소는 신종 감염병과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 분야도 상당한 변화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대면’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원격의료’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외국의 경우 의료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위기 앞에서 병원도 기술을 활용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의료법인 메드스타 헬스(MedStar Health)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원격진료를 확대하며 10만명 규모의 비디오 상담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메드스타가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은 응급의학과 의사 및 보조원들이 초진 간호사와 연결하거나 병원 응급실이 현장의 방문간호사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B2B용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플랫폼 교체했고, 원격진료 환자는 1주일 2명에서 하루 4000명으로 폭증했다. 진료분야 또한 응급의학과에서 전체로 확대돼 수 천명의 의사가 활용 중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또 하나의 변화는 외래진료 중심의 원격의료가 점차 입원환자 케어로 진화되는 것이라고 연구소는 진단했다.
코로나19로 환자 및 의료진 방문이 불가능했고, 환자들도 이동에 제한을 받았다. 이에 병원은 병실에 태블릿을 배치해 환자-의사 간 상담에 활용했다.
뉴욕대 랭곤병원은 병실에 1000개의 태블릿을 설치했고, 메드스타는 환자와 가족의 연결에 병실 간호사가 태블릿을 활용할 수 있도록 원격의료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스라엘 의료기관 Sheba Medical Center는 코로나19로 집합교육과 대면미팅이 어렵게 되자 인공호흡기 부착방법 교육에 Microsoft HoloLens2를 활용했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실제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영상이 겹쳐 보이며 어떻게 부착하면 되는지 지침이 제공된다.
이 외에도 병원서 사용되는 수 많은 의료기기에 대한 가상현실(VR) 프로그램을 만들어 코로나19로 신규 투입되는 의료진의 기기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완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기를 사용해야 할 때 AR(증강현실) 헤드셋을 착용하면 기기 위로 튜토리얼이 제시되며 사용을 지원한다.
또한 서로 다른 병실에 있는 의료진 간 협진에도 AR 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식사 배식, 물품, 쓰레기 운반 등에는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줄이고 인력 부족 문제도 해소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양명자 KT 전문위원은 “코로나19는 진료현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단순한 원격진료가 아닌 첨단기술을 활용한 의료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코로나19 이후 의료는 첨단기술과의 융합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외국들 사례를 통해 국내 의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가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