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입원환자의 낙상과 욕창 발생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낙상, 욕창 등 병원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머신러닝 기반 AI 모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림대의료원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최근 5년 간 낙상 데이터 16만 건, 최근 10년 간 욕창 데이터 28만 건을 분석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낙상 위험 예측 AI 모델’에 사용된 데이터는 환자 기본정보를 비롯해 낙상위험약품, 항응고제 투여 여부, 골다공증, 걸음걸이, 인지장애 등 20여 가지가 넘는다.
‘욕창 위험 예측 AI 모델’ 역시 감각인지, 습기, 활동 정도, 기동력, 영양상태, 마찰력·응전력, 헤모글로빈, 식이, 기저질환 등 20가지가 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과정을 거쳐 제작됐다.
‘실시간 위험 예측’ 덕분에 환자 맞춤형 ‘집중관리’ 가능해
기존 낙상, 욕창 예측 도구는 입원이나 수술 후 등 특정 시점이나 환자의 낙상·욕창 발생률을 고·중·저 3단계로만 파악할 수 있다. 반면 한림대의료원이 개발한 AI 모델은 ‘실시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강일 의료정보팀장은 “병동 간호사들이 ‘처방전달시스템(OCS)’에서 환자 정보를 조회할 때 마다 AI 모델이 실시간으로 낙상·욕창 발생 가능성을 계산해 의료진에게 제시한다”면서 “입원환자에게 처방되는 약, 주사제, 처치, 처방변경 등 의료행위에 실시간으로 변하는 낙상·욕창 발생률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병원들은 이 AI 모델을 도입해 입원환자 대상으로 낙상과 욕창을 예방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일반 병동에서는 욕창 예측값이 70% 이상, 중환자실에서는 욕창 예측값이 90% 이상일 경우 환자 모니터링 횟수를 늘리고, 보호자 대상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집중관리를 한다.
낙상의 경우 욕창보다 더 낮은 예측 값에서부터 예방적 간호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조혜정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간호사는 “낙상·욕창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집중관리’가 가능하게 됐다”며 “환자와 보호자도 막연하게 받아들였던 안전사고 위험도를 수치로 접하다 보니 경각심 있게 인지하게 됐다. 낙상·욕창 예측 AI 모델을 통해 안전사고 발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림대의료원은 연내 실용화를 목표로 ▲동정맥류 혈관협착 예측 ▲정맥염 예측 ▲동시처방 유효약제 추천 ▲연하장애로 인한 흡인성폐렴 예측 등 환자안전관리를 위한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