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동창회가 이용권을 상실한 함춘회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상황은 결코 녹록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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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동문들이 건립한 함춘회관의 ‘무상사용 기한’이 지난 4월 종료됨에 따라 건물이용권은 서울대학교로 귀속된 상태다.
서울대는 함춘회관이 의과대학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지난 6월부터 향후 2년 동안 서울의대에 임대관리 권한을 위임한 상태다.
의과대학 동창회는 그동안 꾸준하게 전체 건물에 대한 영구 무상임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7층 사무국과 3층 가천홀, 1층 메모리얼 홀(사랑방)의 제한적 운영권을 요청했다.
적어도 동창회 사무국과 역사성을 담고 있는 대강당, 동문들의 휴식공간인 사랑방 만큼은 동창회가 운영할 수 있도록 양해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에 대학본부는 ‘관리를 위임받은 의과대학과 우호적인 관계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서울의대가 최근 동창회 측에 보낸 ‘함춘회관 활용 계획안’에 따르면 2층, 5층, 6층을 교수연구실로, 지하 1층은 임대 공간, 1층은 교원창업벤처 사무실로 활용할 예정이다.
3층의 가천홀 역시 국가연구지원센터(보건복지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로의 개편이 확정돼 시설 개수 공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안대로라면 함춘회관은 동창회 사무국을 제외하고 사실상 동문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임수흠 동창회장은 서울의대 신찬수 학장 등을 만나 “함춘회관 설립 취지와 그동안의 역할을 감안해 달라”며 동창회 위상과 모교와의 발전적인 관계를 위해 현명한 결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함춘회관 소유권을 가진 서울대학교가 건물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권한을 위임 받은 서울의대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수 밖에 없어 동창회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의대 관계자는 “함춘회관은 동문들의 염원이었고, 자존이었음을 잘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며 “임의대로 할 수 없는 작금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함춘회관은 지난 1996년 서울의대 동문들이 39억7500만원의 기금을 모아 건립했다. 부지는 서울대학교 재산이었던 만큼 의대 동창회 측에 17년 2개월의 무상사용 권한을 부여했다.
당시 여러 후보지가 있었으나 동창회원 5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약 75%의 회원이 서울의대가 있는 연건동 신축을 선호했고, 공사를 통해 2002년 완공됐다.
서울의대 동창회는 지난 17년 동안 함춘회관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연 4억여원의 임대수익을 통해 모교와 동창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무상사용 권한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서울의대 동창회는 더 이상 함춘회관 운영권 및 권한행사를 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