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타지역에서 달려온 의료진의 근무환경이 열악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또 다시 제기됐다.
최근 광주광역시 온라인 민원창구에는 파견 간호사라는 이유로 인근 숙박업소에서 숙박을 거절당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간호사라고 밝힌 민원인은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지난 9월10일부터 전남대병원에 갈 예정이었다”며 “시에서 집단감염을 우려해 숙소를 지정해주지 않는다고 하자 직접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모두 코로나 파견 간호사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담당공무원과 연락 후 이전 파견 의료진들도 같은 문제를 겪었을 뿐 아니라, 전남대병원 주변 대학가 원룸 월세도 35만원에서 60만원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민원인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지자체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해당 문제에 대해 광주시는 ‘소상공인 입장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며 “도움이 필요해 국가에 파견 인력을 요청했으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파견 의료진들이 바이러스 보균자 취급까지 받아야 하냐"고 호소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16일까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시에 파견한 인력은 총 75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대학 주변 원룸, 모텔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당초 파견 의료진들에게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 내 숙소를 마련해줄 계획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병동이 부족해져 해당 숙소를 환자들에게 배정했다.
대신 광주시는 직접 지정한 지역 우수 숙박업소인 크린 숙박업소 86개와 크린 호텔 26개소를 지정해 파견 의료진에게 안내했고, 중수본 지침에 따라 숙박비를 포함한 일비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의료진들은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자발적으로 2~3명씩 대학 근처 원룸에 거주하는 등 자유로운 형태로 숙소에 묵고 있다”며 “숙박 관련 문제로 시에 민원을 제기한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룸 월세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지역 원룸에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니까 임대인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다”며 "광주에 온 파견 인력들이 지역에서 큰 불편함 없이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 개선 등 관리에 더욱더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년 3월 대구·경북에 파견된 의료진 또한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다.
100여 명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은 확진자가 폭증하던 지난 3월 대구에 집결해 의료기관 및 보건소로 파견됐지만, 정작 이들이 묵을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인근 숙박기관 상당수가 집단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파견 온 공보의 신분을 밝힐 시 숙박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대구시와 논의를 통해 특정 호텔급 숙박시설 하나를 지정해 모든 공보의들이 머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최세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부회장은 “공보의들에게 그저 숙박비만 지원하거나 각자 흩어진 다른 숙소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숙소를 지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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