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대정부 투쟁의 구심점이었던 의료계 주요 단체들의 리더십이 사퇴와 탄핵 등으로 휘청대고 있다.
의료계는 20년 만에 합심해 뜨겁게 타올랐지만 의협과 당정간 합의문 작성 이후 다음 단계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를 시작으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까지 투쟁 전면에 섰던 단체 수장들이 연이어 사퇴와 탄핵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의대생 1485명은 의대협 조승현 회장을 비롯해 협회 회장단의 파면을 골자로 한 탄핵안 발의를 요쳥했다.
이들은 탄핵안 발의를 요청하게 된 배경으로 ▲대의원 및 본과 4학년 의견 패싱 ▲회장단으로서 리더십 부족 ▲회원간 정보 불균형 초래 등을 들었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에 대한 탄핵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번 의료계 대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주요 단체들의 수장들은 모두 수난을 겪는 모습이다.
먼저 대전협 박지현 회장이 지난 9월7일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최대집 회장의 당정과의 합의 여파로 전공의들의 파업 유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소통 문제가 불거진 데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실제로 박지현 회장이 앞서 파업 유보와 단계적 대응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었다.
박지현 회장은 당시 SNS 방송을 통해 “최대집 회장의 졸속 합의 이후 의료계가 분열되지 않도록 노력했고, 절제되고 하나된 단체행동으로 숨고르기 후 다음 준비를 하려는 계획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모든 전공의들 의견을 반영치 못한 것은 내 부족함”이라고 사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현재 박지현 회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대전협 차기 회장 선출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행보를 가져가긴 어려운 상황이다.
의협 최대집 회장도 탄핵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최 회장을 비롯한 방상혁 상근부회장, 상임이사 6명에 대한 탄핵안을 27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의료계에서는 당정과 합의문 서명 과정에서 젊은의사들을 패싱한 것에 대해 불만이 극에 달했던 만큼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해당 협회들의 수장이 교체될 경우, 정부‧여당과의 합의안 이행은 물론 지금까지 진행된 의료계 내부의 거버넌스 구축 역시 향방을 알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대집 회장은 “집행부는 4대 악(惡)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힘든 투쟁을 통해 집권여당, 정부와의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현재 합의사항 이행추진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집행부가 합의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대의원들이 힘을 모아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 대전협과 의대협이 포함돼있는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 역시 해당 단체들의 리더가 교체될 경우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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