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최근 5년 간 살인·강도·절도·폭력 등 4대 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약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도 600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타 전문직종과 비교했을 때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의료인 결격사유를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의사면허를 취소토록 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살인·강도·절도·폭력 등 4대 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2867명이다. 성범죄도 61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전문직 4대 범죄 현황에서 의사는 547명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종교가(928명)·기타(756명)·언론인(194명)·교수(175명)·변호사(65명)과 비교했을 때 적지 않은 숫자다.
같은 시기 전문직 성범죄 현황도 의사(136명), 기타(703명), 종교가(104명), 예술인(98명), 교수(51명), 언론인(18명), 변호사(14명) 등이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은 의사의 강력 범죄에도 불구하고 면허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의료법 상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경우는 ▲정신질환자·마약중독자·금치산자 ▲자격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 ▲3회 이상 자격정지 처분 ▲면허 대여 ▲허위 진단서 작성 및 진료비 부당청구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법을 개정해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 등 국가가 면허와 자격을 관리하는 직종은 ‘금고 이상의 형 선고’ ‘집행 유예’ ‘선고 유예’ 등을 받은 경우 자격을 상실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타 전문직종과 형평성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강 의원은 2000년 이전 의사들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의사들이 과도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살인·강간을 해도 의사면허를 유지한다는 것은 국민 정서와 너무 동떨어진 의사의 특권”이라며 “의료인은 생명을 다루는 만큼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0년 이전에는 의사들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됐다”며 “의료법을 2000년 개악 전으로 되돌려 의사들이 누려온 특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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