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상온 노출’ 사고로 사용이 중지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연일 확인되면서 27일 407명까지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조사 대상인 정부 조달 물량을 접종한 사례가 이날까지 총 407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상 반응 신고 건은 없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조사대상 정부조달 물량이 접종된 사례를 조사, 확인하면서 접종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조달 물량과 유료 민간 물량을 분리하지 않고 보관한 관리 부주의로 인해 백신을 사용하거나, 중단 안내 후 의료기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접종한 사례 등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가 조달 물량을 공급하는 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신성약품은 정부와 계약한 1259만명분 물량 가운데 지난 21일까지 578만명분(46%)을 공급했다. 해당 물량은 전국 보건소 256곳과 의료기관 1만8101곳에 배송됐으며, 국가 예방접종 사업은 지난 21일 밤 전격 중단됐다.
접종 중단 조치는 의료계와 보건소 등을 통해 공문으로 발송했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에는 개별적으로 관련 문자를 보냈다. 긴급한 경우 문자 발송·예방접종 통합관리시스템 등을 통한 공지로 전달했다.
보건당국은 처음 발표 당시 문제가 된 백신 물량 가운데 시중에 유통된 물량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해 부산, 전북, 전남 등 4개 지역에서 접종이 105건 확인됐다.
이어 유통이 중단된 정부 조달 백신 접종자는 지난 25일 224명에서 전날 324명으로, 또 이날 407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100명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문제 백신을 접종받은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은 커졌다.
질병청은 관계자는 “접종 중단을 공지한 지난 22일 이전 접종자와 이후 접종자 숫자는 현재 집계 중”이라며 “의료기관 조사 결과와 지역별·접종일자별 자료는 상세 조사 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접종자의 이상반응 확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존 이상반응 감시체계는 이상반응 인지 시 의료기관은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또는 보건소로 신고, 환자·보호자는 예방접종도우미누리집 또는 보건소로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번 조사가 진행 중인 정부조달 물량 접종 관련 이상반응 감시는 해당 지자체 별로‘접종일로부터 1주일간 집중 모니터링(유선 또는 문자)’하도록 안내했다. 질병청은 해당 지자체에 접종 현황 및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매일 유선으로 확인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중인 정부조달 물량 접종 관련 이상반응이 확인되는 경우 또는 식약처 백신 품질검증 결과에 따라 장기 추적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