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최근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국민 피해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을 적정 온도에서 보관하고 있는 비율이 보건소는 38%, 민간 의료기관은 23%에 불과, 향후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백신 제조 시점부터 환자에게 접종되기 직전까지 ‘콜드체인 유지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지침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월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백신을 보관하는 냉장고 온도를 모니터링 한 결과, 적정온도(2~8℃)가 유지된 접종기관은 보건소 38.5%, 민간 의료기관 23.4%에 그쳤다.
해당 연구는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지난해 수행한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 결과로, 두 개 지역의 38개 보건소와 전국 2200여 개 민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백신 보관 냉장고 종류는 보건소의 경우 의료용 냉장고(84.2%), 가정용 냉장고(13.2%) 등이었다. 민간 의료기관도 비슷해서 의료용 냉장고(25.4%), 가정용 냉장고(40.7%) 등으로 파악됐다.
또 보건소에 있는 1개월 이상 보관 중인 수두 백신을 수거해 바이러스 역가를 측정한 결과, 1200pfu/0.5ml~9750pfu/0.5ml로 다양한 수치를 보였다. 동일한 제조 번호의 백신은 바이러스 역가가 같아야 하지만, 보관했던 보건소마다 차이를 보인 것이다.
연구보고서는 수두 백신의 평균 역가가 1200~9750pfu/0.5ml로 큰 차이가 나는 점에 대해 ▲공장 생산~출하 과정 ▲공장 출하~보건소 도착까지 운송 과정 ▲보건소 냉장고 보관 과정 등에서 콜드체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부 백신의 바이러스 역가는 4000pfu/0.5ml 미만이었고, 실험 측정 방법의 내재적인 오차와 예방접종 과정(백신 용해 및 상온/빛 노출)에서 역가가 더 감소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4000pfu/0.5ml 미만인 백신은 함량이 낮아 수두를 예방하지 못하거나 예방기간이 짧아질 가능성도 있다.
신현영 의원은 “독감 백신 관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는 가운데 백신 유통 과정뿐만 아니라 접종기관에서도 적절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백신 제조 시점부터 환자 접종 직전까지의 안전한 콜드체인 유지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지침과 관리가 마련돼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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