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의약품 및 의료기기 재평가에 이어 최근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한 의료기술도 재평가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전략기획팀은 '신의료기술평가와 의료기술재평가 연계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의료기술의 발전단계에 따라 안전성, 유효성 및 가치가 변화하기 마련"이라며 "사후관리(비용·효과성 검증)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최적의 의료기술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의료기술 재평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의약품 재평가의 경우 허가된 의약품 안전성 및 유효성을 최신 과학 수준에서 재검토하거나 의약품동등성을 입증해 적응증이나 용법, 주의사항 등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589개 약효군 8만2948품목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졌다.
의료기기 또한 품목허가ㆍ품목인증 또는 품목신고 된 의료기기 가운데 시판 후 문제가 발생했거나 우려가 있는 제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재검토하는 규정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의료기술에 대한 재평가 기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최근 혁신의료기술 별도 평가체계 및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체외진단검사에 대한 선진입-후평가 등 신의료기술평가제도 개선사항에 따른 사후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술 전주기관리 실현을 위한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의료현장에 진입된 의료기술의 재평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고시 기준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기술은 총 753건으로, 체외진단검사 246건(32.7%), 유전자검사 249건(33.1%), 처치 및 기술 157건(20.8%), 기타검사 95건(12.6%)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이 시행한 의료진 설문조사 및 전문의 의견수렴 결과에서도 다수의 응답자가 신의료기술 재평가의 필요성에 동의한 것으로 나왔다.
연구팀이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94%의 응답자가 의료기술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이들 응답자 가운데 98%가 재평가가 필요한 이유로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기 위함'을 꼽았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47.9%)와 건강보험 수가에 대한 이득(23.4%)이 그 뒤를 따랐다. 특히 내과계열보다는 외과계열(62.5%)에서 문케어 정책의 일환으로 의료기술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재평가가 불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이미 임상적으로 유용함이 입증돼 신의료기술로 선정됐기 때문에 굳이 재평가가 필요하지 않다 ▲시술 효과가 불분명한 기술은 자연 도태될 것이다 ▲수행 업무량이 과다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재평가 대상을 선정할 때는 ‘기술 활용 목적(96%)’, ‘현장 활용도(94%)’, ‘질환 특성(91%)’ 등이 기준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구 방법으로는 53%의 응답자가 '체계적 문헌고찰'을 1순위로 꼽았으며 임상현장자료(31%)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8%)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 재평가 대상은 현장 활용도가 높은 기술의 유효성을 재검토하는 것보다 활용도가 낮은 기술의 퇴출을 목적으로 해야 하며 다빈도 질환과 중증질환을 우선으로, 진단보다는 치료 목적 기술에 대해 우선 재평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추후 평가 건수가 많은 신생물, 신경계통, 소화계통, 감염성 질환에 대한 재평가대상 의료기술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