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 그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언택트
(untact)’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비대면 방식
’이 아닐까 한다
.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같은 공식적인 업무에서부터 배달음식을 수령하는 일상 속 작은 습관까지, 이제 비대면 방식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병문안 문화만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내 병원들은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지난 몇 년간 병동 입구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했다. 보호자 출입증 발급, 면회시간 제한등 면회객을 줄이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해왔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대부분의 병원이 보호자 1인 외 병문안을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실에서는 몇 겹의 방어선을 뚫고 환자를 찾아온 방문객들과 이를 제지하는 직원 간의 실랑이가 심심찮게 목격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가까운 사람이 입원했을 때 병실로 찾아가는 것을 일종의 예의나 의무로 여기는 듯하다.
병문안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지인의 방문은 외롭고 힘든 입원생활에 일종의 활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매우 크고 또 다양하다.
가장 큰 위험은 감염이다. 이는 환자와 방문객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병실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을수록 병원 내 감염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건강한 방문객의 피부에 상재하는 균이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병원 내 다제내성균 노출시 심각한 감염 우려가 있다.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동시에 여러 병원균을 가진 환자들이 모여 있어 이에 노출될 확률도 매우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 밖에도 다인실의 경우 얇은 커튼 한 장으로 병상이 분리돼 있어 작은 목소리도 옆 환자에게는 소음이 되기도 한다.
정성껏 준비해 온 음식이 다음날 수술을 위해 금식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다. 병색이 짙은 모습을 보이기 싫은데도 무작정 찾아온 지인을 응대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니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고 싶은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꼭 직접 방문해서 손을 잡아주고 음료를 건네는 방식일 필요는 없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2020년 대한민국 IT 기술은 놀라운 수준이다. 전화, 문자, 화상통화 등 시간과 장소 제약을 받지 않고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활 방역의 마지막 수칙인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전할 수 있는 비대면 병문안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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