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미국 하와이 Kapiolani Medical Center 소아과에서 근무 중인 이국재 교수가 최근 '미국 소아과 의사의 삶'을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했다.
이국재 교수는 “미국과 한국이 가장 다른 점은 크게 3가지”라며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전공의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환자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전공의 피로도가 높아질 경우 무조건적으로 쉬게 한다는 점, 국가에서 주 80시간이라는 근무 시간을 엄격히 관리, 감독한다"고 소개했다.
먼저 이국재 교수는 “미국에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전공의가 아닌 시스템에 책임을 묻는다”라며 지난 2018년 이대 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3시간 간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국재 교수는 “당시 전공의 1명이 혼자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돌봤는데, 미국에서는 전공의가 교수 없이 단독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및 병동을 돌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애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의사가 구속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전공의들이 의료과실에 대해 쉽게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분만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신생아가 뇌성마비가 온 경우 형사처벌 관련 고소장이 날라왔지만 교수에게만 책임을 묻고 전공의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국재 교수는 "미국 병원에서는 환자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반면 한국 병원에서는 의료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국재 교수는 “미국 병원에서는 환자 안전을 의료진 교육 등보다 우선시 한다”며 “환자를 돌볼 때 문제가 발생할까봐 피곤하거나 아프다고 호소하는 전공의가 있으면 다 나을 때까지 병원에 오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병원에 대해서는 “내가 근무할 때는 병원 효율성이 먼저였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환자 안전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국재 교수는 전공의 최대 근무 시간이 절대 8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국재 교수는 “미국에서는 ACGME, 즉 국가 전공의 감독기관에서 근무 시간을 엄격히 모니터링한다. 국가에서 지정한 근무 환경을 어길 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폐쇄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근무 환경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국재 교수는 지난 2019년부터 하와이 의과대학 연계병원인 Kapiolani Medical Center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소아과 의사로 근무 중이다.
이국재 교수는 지난 2012년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미국 의사 국가고시인 USMLE를 1년 간 준비했다. 이후 뉴욕 BronxCare Pediatrics 프로그램 매칭에 성공,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수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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