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동아에스티의 국산 26호 신약인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이 추가 적응증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에 이어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합작법인 레드엔비아가 '슈가논'을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미국 임상 2b·3a상 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레드엔비아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물질특허와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 치료제 용도특허를 기술이전한 회사로, 향후 3개기관의 상호 협력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상에는 미국 현지 메이요 클리닉과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이번 임상은 성공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신약의 약물 재창출로, 치료제가 없어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조기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질환은 대동맥판막이 딱딱하게 굳으면서(석회화) 판막이 좁아지고 혈액 이동에 장애가 발생한다.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 증상이 나타나며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는 노인성 만성질환이다.
현재 경구 및 주사용 치료제가 전무해 수술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구제인 슈가논이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되면, 높은 시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레드엔비아는 지난해 6월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아 환자 225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이후 올해 7월 미 FDA에 임상 2b/3a상 IND를 신청했다.
당뇨병 치료제인 슈가논은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전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영역을 넓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지난 2016년 미국 제약사 토비라가 슈가논을 NASH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기술이전한 바 있다. 당시 토비라가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앨러간에 인수되면서 연구개발 전략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레드엔비아는 한차례 제동이 걸렸던 슈가논의 NASH 적응증 확보에 재도전한다. NASH 환자의 섬유화를 타깃으로 하는 복합제를 개발하기 위해 '슈가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물질의 발굴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슈가논은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중 가장 늦게 경쟁이 뛰어들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6년 3월 슈가논 발매 이후 같은 해 5월 슈가논에 메트포르민을 더한 복합제 '슈가메트'까지 출시했다.
슈가논 패밀리는 발매 3년차인 2018년부터 분기 매출 30억원을 넘어서며, 매년 처방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매출 호조를 보이며 회사 주력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일제 '슈가논'은 48억원, 복합제 '슈가메트'는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7.7%, 51.7% 처방 규모가 커졌다.
슈가논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2년 12월 인도, 네팔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2015년 남미 17개국, 러시아 포함 CIS(독립국가연합) 3개국 등에 진출했다.
올해는 브라질 규제기관에 '슈가논'의 신약허가(NDA)를 신청했고, 남미 17개국에서도 국가별 개발 및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주력제품인 슈가논이 국내에서 매출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것처럼 해외시장에서도 매출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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