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부영그룹 우정의료재단이 추진하는 81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최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설립이 가시화됐다.
재단은 이르면 내년 3~4월 서울시로부터 설립허가를 받고 상반기 중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인 착공 시기가 가늠되면서 내부적으로는 병원 운영방식에 대한 의견이 오가기 시작했다.
우선 병원은 위탁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정의료재단이 대형 의료기관 운영 경험이 없는 만큼 기존 대학병원 등에 초기 경영을 맡겨 자리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금천구 관계자는 “병원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초반에는 대형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 등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식이 되지 않겠나”고 관측했다.
재단 측도 위탁운영 방안에 긍정적인 모습이다.
우정의료재단 관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운영방식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처음 5~6년간은 위탁으로 운영하다가 이후 재단이 이어 경영하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대학이나 기관이 거론된 바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초 건축허가를 받고 상반기 중 착공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건축허가를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는 “세부개발계획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요구하는 부분은 거의 맞춰뒀다. 환경영향평가나 교통영향평가 등이 남아있는데 특별한 난항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단의 현재 최대 고민거리는 진료특성화 전략이다. 건립 허가가 나기 전에 진료과 등 시설 배치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단은 금천구의 인구 특성을 고려해 고령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노인의료’에 주목하고 있다.
우정의료재단 관계자는 “금천구 등 서울시 외곽지역은 노령인구 증가속도가 높다”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노인의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금천구보건소가 어떤 진료과를 특화할지 제안을 준비 중인데, 보건소 의견도 비슷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하면서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계획대로 금천구에 부영그룹의 대형종합병원이 들어서게 된다면 이 지역 의료기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천구와 맞닿은 경기도 광명시에는 600병상 규모의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이 개원할 예정이다. 중앙대 광명병원은 심뇌혈관센터, 소화기센터, 호흡기센터, 척추관절센터 등이 주력 진료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금천구와 인접한 구로구에는 매년 성장폭이 커지는 고대구로병원(1000병상 규모)이 있다. 고대 구로병원은 지난 5월 ‘미래의학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중증환자 진료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천구와 10km 정도 거리에는 지난해 대규모 증축한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580병상)도 있다. 강남성심병원은 신관을 확장하며 소아-여성 클리닉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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