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선천성 유전성 난청 환자(SLC26A4 변이, 펜드레드증후군)에서 반복되는 임상적 특징인 급성 청력 악화와 호전을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그 빈도와 강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인공와우 수술 전(前) 많은 양의 약물치료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은 개인별 특성에 따라 인공와우 수술 시기를 조절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연세의료원은 이비인후과 최재영, 정진세 교수와 나지나 강사 연구팀이 펜드레드증후군으로 인한 유전성 난청 환자에서 발견되는 반복적인 청력 악화와 호전 증상을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빈도와 크기를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유전성 난청은 선천성 난청의 50%를 차지한다. 그중 펜드레드증후군 유전자 변이는 GJB2 유전자와 더불어 아시아인의 유전성 난청 중 가장 흔한 원인이다. SLC26A4 변이로 인한 유전성 난청 환자에서는 경미한 두부 타박상, 스트레스, 상기도 감염 등으로 유발되는 청력의 급성 악화와 호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현재까지 유전성 난청에 대한 유전자 치료는 상용화된 것이 없다. 특히 유·소아 시기에는 언어 발달에 청력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력의 안정화가 주요한 치료 목표 중 하나다. 현재 청력악화 발생 시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하지만 소아들의 경우 성인도 복용하기 힘든 고용량 약물을 수차례 복용하는 것이 힘들고 약물복용에 따른 부작용인 소화성 궤양, 연조직 부종, 피부염, 불면, 우울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더라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국 난청이 진행되며 청력이 완전히 소실된 이후에는 청력 재활을 위해 인공와우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빈번한 청력 변동, 고용량 약물치료는 언어 습득기, 성장기 환아들에게 있어 큰 부담을 주게 되기 때문에 청력 안정화를 높이는 방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이중대립유전자성 펜드레드증후군 변이 환자 161명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한 최종 16명을 대상으로 청력변동에 대한 인공와우 수술 후 시간의 경과에 따른 영향을 분석했다. 또 청각 역치 변화를 청력변동의 지표로 사용해 인공와우 수술을 한 귀와 수술을 하지 않은 귀에서 각각 250, 500Hz에서 나타나는 청력변동의 빈도와 크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귀에 비해 안 받은 귀에서 청력변동이 11.18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250, 500Hz 모두 수술받지 않은 귀에서 수술받은 귀에 비해 청력 변동 크기가 유의하게 증가함을 보였다(p=0.03, p<0.001). 수술시 남아있는 청력이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청력 변동의 빈도가 적게 나타났으며, 250, 500Hz 모두에서 청력 변동의 크기가 작았다.
최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와우 수술이 청력 재활 목적 뿐 아니라 펜드레드증후군 변이로 인한 선천적 유전성 난청 환자에서 발생하는 청력 변동의 크기와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인공와우 수술 시기를 적절히 조절해서 청력 안정화를 높일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이비인후과 학술지(audiology&neuro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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