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일부 제약사들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악용해 약가인하를 지연시켜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로 인한 건보재정 낭비는 약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약가 조정 및 재평가 관련 소송 현황’에 따르면 행정소송 등으로 인한 지연추정액은 2018년 1222억원(3건), 지난해 265억원(7건), 올해 7월 기준 5억5000만원(7건) 등으로 약 1500억원에 달했다. 소송기간이 길어질수록 액수는 늘어난다.
소송 유형별로는 제네릭 등재에 따른 최초 등재 제품 직권조정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1회용 점안제 재평가 약가인하 2건,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재평가 선별급여 전환 2건, 제네릭 추가 등재 가산종료 약가인하 1건 등이었다.
세부적으로 한국노바티스는 지난 2018년 3월 ‘마이폴틱장용정 2품목’에 대해 ‘제네릭 등재에 따른 최초 등재 제품 직권조정’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건에서 보건복지부는 1심에서 승소했고, 2심이 진행 중이다. 집행정지기간 급여 총액은 343억원이고, 약가인하로 인한 지연추정액은 100억원에 이른다.
국제약품 등 21개사는 2018년 3월 ‘1회용 점안제 299품목’에 대해 ‘1회용 점안제 재평가 약가인하’ 소송을 제기했는데, 1·2심은 보건복지부가 승소했고 현재 3심이 진행 중이다. 집행정지기간 급여 총액은 3392억원이고, 약가인하 지연추정액은 1002억원이다.
인재근 의원은 “행정소송이나 약가인하 처분 집행정지 등이 결과적으로 제약사의 배만 불리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며 “시간 끌기·돈벌이용 소송에 대해서는 향후 구상권 청구나 패널티를 부여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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