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의 올해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 허용을 두고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공개사과에 나섰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인 가운데, 오는 15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새로운 의견이 제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기존에 의견을 언급하지 않았던 의원들이 국시원 질의 과정에서 재응시를 지지할 움직임도 관측돼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A의원실 관계자는 “국시 재응시가 허용됐을 경우 국시원은 당장 시험을 실시할 준비가 돼 있는지 관련해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의대생 국시 재응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전제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을 실시할 때도 의대생들은 집단으로 국시 응시를 거부했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는 12월 의정합의에 이르렀고, 정부는 2001년 1월 예정됐던 국시를 2월로 연기했다.
하지만 2000년과는 달리 이번 의사국시는 실기시험이 포함돼 있다. 국시 재응시가 허용된다면 실기시험 일정을 빠듯하게 조율해야 한다.
그는 이어 “첨예한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국시 재응시를 허용한 선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준비하고 있다”이라며 “정당한 의견 개진 과정에서 불의의 피해는 없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야당 B의원 또한 ‘의대생 국시 재응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의원실 관계자는 “국시원이 재응시 허용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시 재응시가 이뤄질 경우 전례 없는 대처를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질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 중에선 국회 복지위 소속 신현영 의원이 앞서 국시 재응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 의원은 앞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감 질의에서 재응시를 허용하지 않을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의대생들이 의사국시에 응사하지 못하면 2021년 공보의와 인턴 인력이 예년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누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재응시 옹호론’이 일각에서 관측되는 반면, 앞서 몇몇 여당 의원들은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거부 사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1일 개인 SNS를 통해 "수능시험에서 단 1분이라도 지각할 경우 시험기회는 박탈되는데, 어느 시험에서 시험을 거부했던 학생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었던가"라며 "의대생들은 엄연한 성인이며 의사고시 거부를 자유 의지로 결정했다. 성년과 미성년자 차이는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복지위 소속 남인순 의원 또한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단체로 국시를 취소한 의대생 2800명에 일일이 전화를 건 사실을 공개하며 “행정력이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복지위 소속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현행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추가시험 운영 지침에 따르면 추가시험은 최근 5년간 해당 직종 평균 합격률 대비 25% 이상 하락한 경우로 명확히 정해져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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