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대생들이 의사 면허를 획득하기 위해 치르는 의사 국가고시에 대한 특혜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두 달여 실기시험 기간 중 먼저 시험을 본 소위 ‘선발대’가 다른 학생들에게 문제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지적과 함께 90%가 넘는 합격률이 적절한지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시험일정을 학생들이 정할 수 있다는 부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처럼 세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사국시의 문제점에 대해 실제 의학교육을 담당하거나 시험을 치러온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복수 의료계 관계자들 답변을 기반으로 의사국시 논란 사안에 대해 Q&A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의사국시 실기시험 날짜를 학생들이 정할 수 있나
A. 국시원은 각 대학으로부터 학사 일정 등으로 시험을 치를 수 없는 날을 2일 받고, 해당 날짜를 제외한 일정의 응시 인원을 대학에 고지한다. 그러면 그 안에서 각 학교가 학생들에게 재량껏 일정을 배정하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자율적으로 날짜를 선택하기도 한다. 물론 아예 논란의 여지를 없애자면 같은 날 일제히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모의 환자(표준화 환자)를 교육해야 하고, 3000명이 넘는 인원이 시험을 보기 위한 장소도 마련해야 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시험을 먼저 치거나 뒤에 치거나 각각 장단이 있다. 먼저 칠 경우엔 상대적으로 실기시험을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대신 실기 시험 이후로 예정돼 있는 필기시험을 준비할 시간은 많아진다. 뒤에 시험을 치는 학생들은 그 반대다.
Q. 국시 선발대라는 것이 존재하나
A. 평소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빠른 일정을 택하거나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일정을 그렇게 배정해주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그런 학생들이 심적으로 실기시험에 대한 부담이 더 적기도 하고 후발대의 경우 시험 준비를 할 시간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국시 선발대가 실기시험 문제를 유출하는지
A. 먼저 실기시험을 본 학생들이 문제를 공유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그게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의사국시는 원래 문제은행 방식이다. 이미 국시원 홈페이지에도 문제가 전부 공개돼 있다. 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수행하는 CPX(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54개 항목과 술기를 수행하는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32개 항목 등이 그것이다.
Q. 그렇다고 해도 시험문제를 공유받은 학생들은 유리한 것 아닌가
A. 두 달여의 실기시험 기간동안 86개 항목 중 12개 항목이 랜덤으로 출제된다. 선발대가 푼 문제를 그대로 후발대가 보게 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국시 실기시험은 선발대가 문제를 공유해준다고 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는 시험이 아니다. 머릿 속에 이론적 지식은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실기시험장에서 어떻게 수행하느냐는 별개의 문제고 채점 기준도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시험을 생각해보면 쉽다. 운전면허 시험 역시 시험 문제 항목들이 다 공개돼 있지만 그렇다고 다 합격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의사 국시 실기시험의 경우, 오히려 미리 문제를 알고 그 문제에 대해서만 열심히 준비해 간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지 않다는 논문들도 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필기시험의 경우는 문제를 공유받은 학생들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일반적인 필기시험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Q. 의사국시 합격률이 과도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A. 의사국시는 누가 우수한가를 가려내기 위한 시험이 아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사가 되기 위한 능력과 소양을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자격시험’이다. 제한된 합격자 자리를 놓고 응시자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시험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등의 의사 국시 역시 합격률이 90%를 넘는다. 이 외에도 아직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 학교를 다니면서 유급이 되는 등의 과정도 거치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측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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