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각광받았던 렘데시비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WHO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과 사망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는 보고서가 나온 데 이어 국내에서 부작용 사례가 11건 보고되면서 일부 임상시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라이 릴리의 항체치료제와 존슨앤존슨의 백신 임상시험이 안전성 문제로 연달아 중단되면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16일 공개된 WHO 임상시험 보고서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로피나비어, 인터페론 등은 코로나19 환자 사망률과 입원 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10월초까지 렘데시비르와 그외 3가지 약물의 효과를 측정하는 연대 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연대 임상 시험은 WHO가 시작한 전세계 대상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찾기 위한 임상시험을 말한다.
렘데시비르는 2750명의 환자에게 열흘 간 투여 됐다. 환자들은 첫날에 200밀리그램(mg), 이후 100mg를 제공 받았다.
WHO는 보고서에서 "4개 약물이 입원 환자 사망률은 물론 입원 기간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연구는 동료심사(peer-reviewed)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길리어드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데이터(WHO)가 무작위로 통제된 동료 평가 시험에서 입증된 렘데시비르 치료 효능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임상시험의 설계 한계를 고려할 때, 해당 결과가 과학적 토론 등의 엄격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효능 문제와 더불어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저처로부터 제출받은 ‘렘데시비르 부작용 보고 현황’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보고된 부작용은 총 11건으로 간기능 수치 상승이 3건, 발진이 3건, 심실 주기외 수축, 두드러기가 각 2건, 구토가 1건이었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6월3일 특례수입 승인 후 7월1일 국내에 공급됐으며 같은 달 24일 정식 허가된 바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13일 기준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로 62개 병원 600명의 환자에게 투여됐다.
국내에서는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사용경험이 제한적이고, 현재까지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중등도의 치료 효과에 대한 평가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그 결과 정부는 사용현황 및 부작용 등 관리를 위해 사용병원을 제한(97개소)하고 국외동향 및 추가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렘데시비르의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된 것이 아니다”라며 “임상시험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여환자와 부작용 사례를 면밀히 추적‧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렘데시비르 부작용에 대해 아직까지 중대한 사례는 없었으며, 보고된 부작용이 해당 의약품에 의해 발생했다고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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