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대한간호협회(간협)의 제38대 대한간호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직선제 투표를 요구하는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또 다시 제기됐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행동하는 간호사회)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58년부터 지금까지 간선제를 고집하는 간협은 임원 선거를 직선제로 변경해 간호사들의 선거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간협은 10월20일 17개 지부가 권역별로 별도 장소에 모여 화상을 통해 대의원총회를 열고 제38대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번 임원 선거는 현재 대한간호협회 회장인 신경림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해 신 후보가 올해도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된다면 신 후보는 무려 4번째로 회장직을 맡게 된다"고 주장했다.
신경림 후보는 지난 2008년 3월∼2012년 2월까지 제32대와 제33대 대한간호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후 국회를 거쳐 다시 제37대 대한간호협회 회장에 선출됐다.
이들은 "간협 회원인 간호사들은 매년 회비를 납부하고 있지만 협회 임원이나 대의원이 아니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간협은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이제 들어야 하며 그 시작이 직선제가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직선제 요구와 함께 신 후보의 사퇴, 대의원총회 중단, 공정한 임원 선거 관리 등을 요구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주요 보건의료 직능단체들은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지만, 회원이 43만명에 달하는 간협은 간선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간호계 내부에서도 꾸준히 직선제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간협은 정관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과 직선 투표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 투표율이 낮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간선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간협이 비민주적인 대표 선출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정희 간호사는 "37대까지 간호사 회원 손으로 뽑은 회장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전국 17개 지부에서 대의원들이 모여 회장을 뽑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대의원을 어떻게 뽑는지, 대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박선옥 간호사가 그렇게 모진 삶을 살다가 목숨을 끊었을 때도 간협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대대손손 회장을 독식하고 있는 이런 비민주적인 협회를 바꾸기 위해 이제 우리는 모든 투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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