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에 의대정원을 받은 지방의과대학들이 실제로는 서울에 있는 교육·협력병원에서 불법적으로 의대를 운영하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은 30개 사립대 의과대학·의전원 부속병원 현황과 의과대 운영실태를 확인한 결과, 일부 사립대학들이 지방의대정원을 확보한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의대를 서울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일부 사립대의 경우 의과대학 정원을 배정받은 지역에 부속병원을 두지 않고 별도의 교육병원을 지정해 지역에서 양성한 학생들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 병원에서 교육하고 있었다”며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와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정부의 조치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대, 부속병원으로 울산대병원 있지만 서울아산병원 내 의대 운영
울산대학교의 경우 의과대 자체를 울산에 있는 캠퍼스가 아닌 서울아산병원 내에서 별도의 의과대학 건물을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앞서 정부는 지역의료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부산대·경북대·전남대 3개 국립의대의 정원을 70명 감축하고 단국대, 아주대, 울산대 3개 사립대에 의대 및 의예과를 신설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 울산대는 예과 2년과 본과 4년 과정 중, 울산에선 예과 1년만 교육한 뒤 예과 2년 과정부터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가 서울에서 운영하는 의과대학이 울산대 교육용 기본재산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라 서 의원은 지적했다.
서 의원은 “울산대의 경우 교육부에 등록된 교육용 기본재산 목록 어디에도 서울을 소재지로 하는 교육용 토지와 건물이 없다”며 “즉,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공간에서 의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시정명령 받은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서 의원은 이어 건국대 충주 캠퍼스의 의학전문대학원 또한 대부분의 교육을 서울에서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해 교육부가 실태조사를 시행한 후 올해 1월에 1학기 수업부터 충주에서 수업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건국대는 의전원 홈페이지에 2020년 1학기부터 의학전문대학원 강의를 충주에서 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여전히 3,4학년의 실습 수업은 서울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서 의원은 지적했다.
서 의원은 “실제로 건국대 의전원은 올해 7월 23일 홈페이지에 의전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기숙사 신청 안내를 하며 서울캠퍼스 소재 기숙사를 안내했다. 또, 올해 9월에 확인한 건국대 충주 캠퍼스의 의전원 교육을 위한 생명과학관에는 의전원 강의실이 1개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속병원 중 하나인 건대 충주병원의 규모와 시설을 그동안 줄여왔기 때문에 당장의 실습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방 의대가 부속병원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교육병원에 의존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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