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3차의료기관의 CT와 MRI 등 방사선 검사 횟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의료진과 의료기관 부담은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영 분당서울대병원 방사선학과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소재 3차병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과 유행이 최고조였던 2020년 1~3월, 이후 다시 안정을 되찾은 같은 해 4~6월을 기준으로 진행된 방사선 검사 횟수를 비교,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방사선 검사는 연간 검진부터 종양에 대한 진단까지 증상에 관계 없이 거의 모든 환자에게 진행되기 때문에 방사선 자원 사용의 분석은 공중보건 행동에 대한 통찰력으로 해석된다”며 “향후 감염병 발생 시 의료기관의 대응책 마련에 도움이 되고자 코로나19가 방사선 자원 사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조사했다”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 대상 병원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51만2322명의 환자에게 136만182번의 방사선 검사를 시행했다. 이중에는 코로나19 확진자 171명이 포함됐다.
코로나19가 절정이었던 1~3월 일일 검사 횟수 평균은 2413건으로 지난해 평균인 2638에 비해 약 9% 감소했다. 특히 아동, 응급, 검진 부서에서 비율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각각 25%, 19%, 44%씩 감소했다.
일일 방사선 검사 횟수 평균은 4~6월 2588건으로 다시 전 단계 수준으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CT 촬영의 경우 2019년 하루 기준 약 500건 정도 촬영이 진행됐으나,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서서히 떨어져 3월에는 약 450건으로 감소했다.
MRI 역시 작년 한 해 하루에 약 190건을 촬영했지만 올해 1월부터 서서히 감소해 3월 최하를 기록하고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 산발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지역의 방사선 검사 횟수가 현저하게 감소했음이 나타났다”며 “감염병이 절정일 때 어린이나 응급환자 등이 병원 방문을 기피하고 긴급한 진료를 미뤄 증상 발현부터 의료진 접촉까지의 시간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촬영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의료진과 의료기관 부담은 이전과 비교해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건당 소요되는 방사선 촬영 시간이 코로나19 의심환자나 확진환자인 경우 일반환자에 비해 더욱 길어졌는데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촬영기 살균 등이 이유였다.
연구진이 11명의 방사선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50%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방사선 촬영에 걸리는 시간이 20~30분"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아닌 경우 방사선 촬영에 걸리는 시간은 3분 미만이었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절정기일 때 방사선 검사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의료진의 업무량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일부 임상의나 방사선사는 환자와 긴밀 접촉으로 격리돼야 했고 오히려 남은 인력이 당직을 도맡아야 해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계를 소독하는 시간이나 방호복을 착용하는 시간 등으로 촬영소요 시간이 늘어나 전반적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의료기관 또한 방사선 검사 횟수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