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질병 치료, 외모 개선 등을 위해 한방 진료를 받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약 복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은 최근 3년 6개월 간 접수된 한방 진료 관련 피해 구제 신청 127건을 치료 유형별로 분석, 한약 치료가 65건(51.2%)으로 가장 많았고, 침 치료 23건(18.1%), 추나요법 18건(14.2%) 순이었다.
피해 구제 신청 이유로는 부작용이 58건(45.7%)으로 가장 많았고, 효과 미흡이 35건(27.6%), 계약 관련 피해 28건(22.0%)이 뒤를 이었다.
부작용 사례 58건 가운데 한약 치료 관련 부작용이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소비자가 간(肝) 기능 이상 등 ‘간독성’을 호소한 사례가 11건(39.3%)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약 치료 후 ‘부작용(28건)’이나 ‘효과 미흡(22건)’ 관련 피해 구제 신청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선 처방 내용 확인이 필수적이지만 진료 기록부에 한약 처방 내용이 기재돼 있던 경우는 5건(10.0%)에 불과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한국소비자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비방(秘方)을 이유로 처방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곳이 35건(70.0%)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현행 의료법에는 의료인이 진료 기록부에 투약, 처치 등 의료 행위에 관한 사항을 상세히 기록토록 명시하고 있다”라며 “소비자가 부작용을 경험했을 때 신속하고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한약 처방 내용을 진료기록부에 기록 및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약 치료비 선납 후 치료 중단 시 환급 거부 당한 사례 많은 실정
또한 “한약 치료 관련 피해 구제 신청 65건 중 31건은 1개월분 이상의 한약 치료비를 선납한 사례”라며 “이 가운데 26건(83.9%)은 한약을 일부만 수령한 상태에서 발생한 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수령하지 않은 한약에 대한 환급을 요구했지만, 대다수 의료기관이 이를 거부(15건)하거나 불충분한 환급금(10건)을 제안해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은 향후 한방 진료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관련 정부 부처에 한약 처방의 진료 기록 및 공개와 관련한 제도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는 ▲한약 치료 전에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해 반드시 한의사에게 상세히 알릴 것 ▲치료 전에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해 한의사에게 상세한 설명을 요구할 것 ▲치료 계약 전 환불 규정 등을 반드시 확인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 ▲치료 중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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