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약침학회가 약침액을 대량으로 만들어 전국 한의원에 판매한 것은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불법 약침액을 제조한 혐의로 기소된 대한약침학회 前 대표인 A씨(한의사)에게는 벌금 206억원과 함께 징역 1년 6월 및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법조치 위반(부정의약품제조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 2012년, 대한의사협회는 주식회사 '약침학회'를 설립한 A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고도 약침액을 제조·판매하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A씨는 식약처 허가 없이 학회 사무실에 감압농축기와 산삼추출기, 고압 멸균기 등 제조시설을 갖춰놓고 2007년 1월부터 6년 간 270억원 상당의 약침액을 만들어 한의원 2천여 곳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의 쟁점은 약침액 제조가 의약품 제조에 해당하는지, 회원들에게 약침액을 배송하고 '특별회비'를 받은 것이 '판매'에 해당하는지였다.
A씨는 약침액을 ‘조제’한 것이며,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에 따라 한의사가 약침액을 조제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제조시설 규모와 약침액 제조에 투입된 인원, 약침액 용법 등을 보면 피고인이 일반적인 수요에 응하기 위해 의약품을 제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별회비'를 받은 부분도 "회원들이 약침액 주문 수량에 특별회비를 곱한 금액을 학회 계좌에 입금해야 비로소 약침액을 배송했다"며 "이는 판매행위로 보기 충분하고 특별회비도 판매 대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행 기간과 방법, 판매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무겁고, 이런 범행은 자칫 불특정 다수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 재판부 또한 A씨의 이같은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약침액 규모를 271억원에서 206억원으로 공소장을 변경한 것을 받아들여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을 낮췄다.
2심 재판부는 징역형을 2년에서 1년 6개월로, 벌금을 271억원에서 206억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기간이 5년으로 장기간이고, 판매 규모가 상당해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A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는 점과 약침을 판매한 수익이 전부 귀속되진 않았다는 점은 고려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이같은 2심 재판부의 판단에 법리적 오해가 없다고 판단해 A씨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