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정부가 전라북도 남원시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지역 내 의견은 갈리고 있다. 전북 지역 의원 및 정부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려 하지만 지역 의료계와 의대생, 야당측은 강력히 반발하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정읍시의회 의원들은 “전국 농어촌 지역의 낙후되고 열악한 의료현실을 개선하고 평등한 보건의료 혜택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남원 공공의대 설립에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하며 지난 2일 의회 청사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의회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국가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시켜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의료 수급 정책”이라며 “남원 공공의대 신설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일부 정치권은 열악한 지역 의료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공공의대 설립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의료계와 야당은 공공의대 설립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다.
지난달 8일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은 “공공의대 신설은 근거 법률이 없음에도 지난해부터 예산이 지속적으로 편성되고 있다”라며 “설립 지역도 전북 남원으로 특정하고 있어 국회의 심의권을 침해하는 것이자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비용과 위험 부담을 안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 앞서 기존 공공의료 제도를 제대로 운용하고 내실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조남천 전북대 의대 병원장 역시 10월20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북대병원 국정감사에서 “공공의대 신설을 반대한다”라고 밝혀 전북지역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었다.
조남천 병원장은 “공공의료 인력 및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선 인프라가 확실히 갖춰진 국립대학병원 등 지역 거점 의료기관이 더 효율적이다”라며 “전북대병원은 공공의료를 책임져야 할 의무도 있고 준비도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남원시 의원들과 전북도의회, 전북 시장군수협의회, 정의당 전북도당 등은 즉각 조남천 병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남원시 의원들은 27일 전북대병원을 항의 방문해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해 국민의 의료 접근권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북대병원장은 지역 거점 의료기관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전북도당 역시 “지역 거점병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소수 이익 집단을 대변한 의견을 밝힌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 논평을 냈다.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원광대 의대 학생들 역시 지난 9월 1인 릴레이 피켓 시위 등을 진행하는 등 정부의 남원 공공의대 설립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교육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폐교로 이어진 서남대 의대 사례가 재반복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세심한 대책 준비를 요구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