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전문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정규형 회장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책동향 '의료공급자가 느끼는 전문병원의 역할과 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규형 회장은 "전문병원은 병원급 대비 의사 수 2.3배, 간호사 수 2.9배 수준으로 환자의 재입원율·수술 성공률 등 분야별 의료 질 평가 결과가 양호하며 상급종합병원 이용 시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연간 380억 원의 재정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전문병원이 있는 지역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전문병원이 없는 지역보다 9.4%가 높아 타 지역으로의 유출을 억제하고 대형병원 쏠림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들의 전문병원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전문병원 내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에 대한 인지도는 55% 수준으로 내원자 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경우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매년 적정수준의 예산 편성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한 지역전문병원에 대한 홍보를 실시해야 한다”며 “특히 전문병원 진료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자료를 건보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제공해 국민들이 병원의 선택기준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병원 명칭 무단사용 모니터링 철저 필요, 상급종합병원과 동일한 회송수가 개선돼야"
이와 함께 전문병원 명칭 무단사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많은 부분이 개선됐으나 향후 전문병원의 순기능에 따른 효과가 커질수록 비인가 병원의 명칭 무단사용 가능성이 높고 SNS매체를 통한 광고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도적인 모니터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병원에도 수련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전공의 수련병원기준이 상급종합 및 종합병원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를 확대해 전문병원이 수련병원과 협력해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전문병원에는 질환별 전문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각 영역별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며 “국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자 중심의 진료 역할이 강화되면서 오히려 흔한 질환에 대한 임상경험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전문병원이 임상경험 교육 측면에서 상급병원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가 측면에서는 진료의뢰·회송 수가 사업의 개선을 요구했다.
정 회장은 “현행 진료의뢰 수가체계에서는 전문병원에 의뢰할 때나 상급종합병원에 의뢰할 때나 의뢰수가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형병원 쏠림을 촉진할 수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중간에 위치한 전문병원에 의뢰할 때 수가를 더 높여야 진료의뢰·회송 사업의 본 목적을 달성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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