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청와대와 여당이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재정적 지원 여부 등을 결정하는 기획재정부는 보수적인 정책 집행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대병원 인력 충원과 지방의료원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놓고 기획재정부가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본부)는 최근 국립대병원 인력충원을 통제하는 기재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기재부가 병원이 요구하는 필요인력 충원 요청을 거부해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재부는 지난 4월부터 각 국립대병원이 총 937명의 인력충원을 요청했음에도 128명(13.6%)만 승인한 상태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노사합의를 통해 간호 1등급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키로 했지만 기재부에 가로막혀 인력 충원 없이 코로나19에 맞서야 했다.
강원대병원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 간호인력 정원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의료연대본부는 “노조간 몇 달간의 진통 끝에 합의한 인력충원 안들은 정부에 제출되는 순간 막혀버리고 만다”며 “‘기재부가 불승인해서 병원은 어쩔 수 없다’는 말로 그간의 합의는 물거품이 되고 현장은 부족한 인력으로 구멍을 메꿔가며 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예산 지원을 통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일부 지자체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의료원 설립 문제 역시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현재 대전, 광주, 진주 등 다수의 지자체에서 의료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병원 설립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공공병원 설립에서 예타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강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인데 경제성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공공병원을 설립할 때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여 의료 공공성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 역시 국정감사에서 공공병원 예타 면제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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