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지역별‧종별 간호 문제가 근로 환경이나 처우 개선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워 ‘지역공공간호사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이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 대한간호협회 등과 함께 ‘지역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공공간호사 도입 방안 토론회’를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김원일 이화여대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 강사[사진]는 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 온 ‘지역 중심’ 간호사 수급 정책은 실패했다고 지적하며 ‘지역공공간호사’ 양성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부터 간호대 정원은 지역 배치에 대한 조건 없이 지방 중심으로 1만 명 이상 증원됐고, 2010년 서울은 8명 증가한 반면 경북은 726명이 늘어났다”며 “하지만 지방의 간호인력 수급 문제는 여전하고 도(道) 단위 지역 간호대학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보다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근무할 간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지역이나 분야에 종사할 간호사를 장학금 지급 등 국가 책임 아래 양성하는 정책 추진은 그간 진행해 온 무조건적인 간호대 증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강사는 "유휴인력 활용이나 처우개선 등을 통해 간호사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면허대비 현재 임상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50.2%인데 임상 외 영역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포함하면 유휴간호사는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난 10년간 국가지원사업 등을 통해 유휴간호사 재취업사업을 추진했으나 해가 거듭될수록 기대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인상이나 근무환경 개선과 같은 처우개선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시장경제체제에서 정부가 효율적인 개선을 이끌어낼 정책수단이 부재하다”며 “효율성 또한 의사의 경우 지방에 근무하는 의사 처우가 수도권보다 높음에도 지역 간 수급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김 강사는 “간호사 처우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지만 처우개선과 공공간호사법은 대립되지 않는다”며 “최적화된 간호사 양성과 배치를 위해 함께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협회‧복지부 "지역의료 강화 위해 ‘공공간호사’ 도입 찬성"
간호사를 대표하는 대한간호협회와 보건복지부 또한 공공간호사제 도입에 찬성하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우 대한간호협회 부회장은 "간호사 근로환경 및 처우에 대한 개선 없는 간호대 입학정원 확대에 대해 협회는 일관된 반대 입장을 표해왔지만 간호대학은 꾸준히 신설되고 입학정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하지만 간호대 80%가 지방에 있지만 전체 간호사의 52%는 수도권에 취업하는 등 지역별 간호사 불균형은 여전하고 더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협회는 코로나 대응 등을 통해 지역 공공필수 의료체계 강화 필요성에 공감, 지역공공간호사제 도입에 찬성을 표한다"며 "의사 양성을 국가가 책임진다면 필수의료인력인 간호사 또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빠른 시일 내 지역공공간호사 세부방안에 대한 논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영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공공인력 중요성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전문가뿐 아니라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는 필수의료체계에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취약지간호사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역공공간호사도 같은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보여 실행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단체행동 같은 일련의 상황을 거치며 의정합의 사항으로 들어간 지역의사제와 묶여 나간다면 도입까지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보건당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방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인력 뿐 아니라 의료기관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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