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방역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손씻기 등 생활방역으로 수두 등 주요 법정 감염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의료원은 강지만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교수 연구팀(삼성서울병원 허경민·김종헌 교수팀과 길병원 정재훈 교수팀 공동연구)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기침예절·손위생 등으로 법정 감염병을 비롯해 호흡기 바이러스 검출률이 대폭 낮아졌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감염병 전문학술지 ‘임상 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 IF 8.313)’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동안 병원 및 지역단위를 대상으로 하거나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이나 폐렴 등 비특이적 임상 진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진행된 바 있지만, 전국 단위로 발생률 추이를 정확하게 비교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수두·볼거리·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성홍열·백일해 등 감염병 5종과 표본감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발생 양상을 확인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7월까지 질병관리청으로 신고된 수두와 볼거리,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성홍열, 백일해 5가지 법정 감염병의 발생률과 국내서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발생률을 비교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5가지 감염병은 지난 4년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두의 경우 인구 100만명당 278.01건 발생해 2016년부터 2019년 연평균 723.47건의 38.4%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두는 2016년 5만4060건이 보고됐고, 2017년 8만92건, 2018년 9만6467건, 지난해 8만2868건 등이 보고됐다. 올해에는 11월까지 2만7542건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볼거리는 인구 100만명당 올해 111.01건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89.22건에 비해 58.7% 수준으로 조사됐다.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은 올해 인구 100만명당 3.20건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사된 5.56건 비해 57.6% 수준이었다.
성홍열 역시 인구 100만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63.57건인데 비해 올해 25.87건 15.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백일해도 올해 1.25건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66건에 대비 34.2%로 집계됐다.
호흡기 감염의 주된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양성 검출 건수도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표본감시결과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1229.25건이었으나 올해 39건으로 감소했다.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역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827.50건에 비해 올해 914건으로 줄었다. 보카나 RSV, 리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도 검출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강지만 교수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절하게 유지된다면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한 여러 호흡기감염병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며 “개인방역이 COVID-19와 관련된 불필요한 선별검사나 진료 등 사회경제적 비용 감소는 물론 겨울 유행하는 호흡기감염병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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