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의대생 국가고시 문제 해결 이면합의 논란이 채 마무리 되지 않은 가운데,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진실공방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다.
정부여당에서는 일단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본사업 이전에 결과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입장이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에서는 의정합의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단,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최대집 의협 회장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일정 부분 양보했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왔다.
11일 국회·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생 국가고시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첩약급여화 시범사업과 관련해 정부여당과 의료계가 딴소리를 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지난 2일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에 참여할 기관을 공모했다. 시범사업 기간은 2020년 11월 중순부터 오는 2023년 10월 까지다. 사업성과에 따라 단축 또는 연장이 가능하다.
신청 대상 기관은 ▲진찰과 처방을 하는 한의원 ▲약국 ▲복지부 장관이 공고한 ‘인증 원외탕전실(일반한약조제)’을 설치한 의료기관이다. 신청기간은 11월 2일부터 11월 8일까지다. 선정 결과는 11월 13일 이후 요양기관 업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약국 및 한약사 운영 약국은 수시 신청할 수 있다.
선정 기준은 탕전실 운영기준 및 한의사, 한약사 인력 충족여부 및 행정처분 이력 등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요양기관은 준수사항에 대한 약정서도 작성해야 한다. 특히 시범기관은 모니터링을 위해 보건당국이 현지방문 및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때 협조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의정합의를 위반한 것이란 격한 반응이 나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난 6일 SNS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것은 9·4 의정합의에 대한 전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9·4 의정합의에서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은 일단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범의료계 4대악(惡)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 관계자는 “첩약급여화의 경우에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재논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협이 합의 위반을 들어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물론 의료계 내부에서도 최 회장 언급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 발언도 범투위 관계자 증언과 다르지 않다. A의원은 “일단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후 평가해서 재논의 한다. 합의문에 구체적인 문구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건 어쩔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9·4 의정합의 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B씨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 문제를 끌어내다보니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다소 양보한 건 맞는다”며 “의료계가 강력하게 얘기 못 하는 이유는 시범사업은 일종의 임상연구와 비슷한데, 이조차 못 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첩약급여화와 관련해) 의협과 다시 논의하겠다는 식으로 받아 들였다”면서도 “최 회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범사업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자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고 혼란스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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