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수술실CCTV·의사면허·의료인 행정처분 이력 공개 등 의료계가 민감해 하는 법안의 통과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에 여당 의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여당 소속 보건복지위원장은 이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 의원들은 제21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당시부터 이 같은 문제들을 지적했고,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해당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한국백혈병·한국GIST·한국선천성심장병·한국1형당뇨병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건선협회 등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수술실 CCTV·면허관리 강화·행정처분 의료인 이력 공개 등 의료법 개정안 통과를 주장했다.
주목할 것은 이 자리에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강병원·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했다는 점이다. 특히 강병원·권칠승 의원은 제21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첫 국정감사에서 의료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강 의원은 의사 면허 재교부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살인·강간·아동 성범죄를 저질러도 의사 면허가 살아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의 원인을 지난 2000년 의약분업에서 찾았다. 당시 의료법 개정 시 의사들에 대한 ‘이중처벌’을 이유로 정부 등이 개악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8월 31일에는 ‘의사집단을 괴물로 키운 2000년 의료악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권 의원은 의사가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면허 취소 및 재교부 영구 금지, 유령수술 및 대리수술 지시·방조·교사 의료인 면허 취소 등 의료법 개정안을 내놨다. 그는 권 의원은 “유령수술과 대리수술은 환자의 생명을 위험에 내모는 중대한 불법 의료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시민단체와 함께 하지 않았으나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해 김남국·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건복지부도 여당 의원들 지적에 공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의사면허 취소와 관련해 “국민 정서와 부합하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현재 국회에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의료법 개정안 2건이 발의됐다. 정부는 숙고 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의료계 반발을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변성윤 의협 기획자문위원은 지난 9일 권칠승 의원 지역 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변 위원은 “권칠승 의원이 의료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최근 소위 ‘친절한 의사법’ ‘투 스트라이크 아웃법’ 등 입법을 강행하려 하고 의료계를 폄훼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권 의원은 발의된 법안을 철회하고 의사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 우리 의사들도 의권 수호를 위해 의협을 중심으로 투쟁해나가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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