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법 개정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에서는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가 요구했던 양심 등에 따라 낙태수술을 거부할 수 있는 ‘의사 거부권’을 허용하고, 병원을 지정해 공개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약물에 의한 낙태가 가능하도록 했고, 양심과 종교의 자유 등에 따라 낙태수술을 원치 않는 의사의 거부권을 명시함과 동시에 낙태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을 지정해 공개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이와 함께 조 의원은 형법 개정안도 내놨다. 해당 개정안은 여성만 낙태죄 처벌 대상인 것에 대한 부당함을 고려해 낙태를 강요한 자까지 처벌 받도록 했다.
또 임신초기인 10주 이내에 의학적으로 이뤄진 낙태는 처벌하지 않고, 20주까지는 성폭행 피해나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해치는 임신 등에 한해서만 낙태를 인정했다.
단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임신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7일 이상’ 숙려기간을 거쳤을 때 처벌을 하지 않도록 했다.
조해진 의원은 “음성적 낙태가 일상화 돼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금지나 허용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낙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을 위해 국가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준비되지 않은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일정 연령까지 국가가 양육을 책임지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이 발의한 형법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강기윤, 김기현, 김미애, 김영식, 박성민, 박수영, 서정숙, 성일종, 신원식, 윤한홍, 이달곤, 이채익, 이태규, 전봉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여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11일 형법상 자기 낙태죄와 의사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말까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입법시한이 한 달여 남은 현재까지 국회에서는 낙태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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