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삼성서울병원은 안과 김상진 교수는 미국 케이시안과연구소·하버드대 연구진과 함께 미숙아망막병증의 새로운 중증도 지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미숙아망막병증은 조산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망막혈관이 발달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혈관이 망막 끝까지 자라지 못한 채 멈추고 비정상 혈관 증식이 일어나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재태기간 30주 이하인 경우 50% 이상, 24주 미만인 초미숙아의 경우 90% 이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기존 미숙아망막병증 중증도 평가 시스템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망막병증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플러스 징후를 주요 기준으로 병의 단계를 총 9단계로 나눴다.
플러스 징후란 미숙아망막병증에서 망막 혈관 형태의 비정상 변화를 의미한다.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의사마다 플러스 징후의 진단 기준이 차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고, 현재 3단계 분류는 악화 또는 호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관이 굵어지거나 구불거린다는지 하는 혈관 이상을 나타내는 ‘플러스 징후’가 없는 경우 1 ~ 3 단계, 4 ~ 6 단계는 이러한 징후 나타나기 시작하는 전 단계, 7 ~ 9단계는 플러스 징후가 뚜렷한 경우로 구분했다.
각각의 단계에서 기존과 마찬가지로 망막병증의 발병 위치와 현재 상태 등을 포함해 정량화한 값을 매겼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표가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지를 검증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미숙아망막병증 진단시 검안경과 렌즈를 이용하는 기존 검사법은 의사에 따라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6000여건의 미숙아망막병증 임상 데이터를 학습한 다음 망막 후극부 검사결과를 토대로 미숙아망막병증 진단을 보조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미국 케이시안과연구소 등 세계 8개 병원에서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6년 12월 사이 촬영한 망막 후극부 검사 자료 약 500건을 토대로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분석한 새 중증도 지표에 따른 미숙아망막병증의 진행 정도가 실제 임상 전문가들의 평가와 일치해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숙아망막병증의 새 중증도 지표가 임상에서도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검증한 인공지능 모델 역시 임상 현장에서 보조 진단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
김상진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표준화된 중증도 평가지표를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미숙아와 부모의 걱정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고, 중증환자 치료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안과학 분야 전세계 권위지인 '미국안과학회지(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