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지난 6월 마무리 된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 과정에서 점수 산출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총 8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고지원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허술한 부분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주무부처인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영남권과 중부권에서 각각 양산부산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이 선정된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 과정에서 다수의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초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가 제기됐던 평가 직전 배점 및 산출식 변경에 더해 산출된 점수 자체에도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 최연숙 의원(국민의당)은 국정감사에서 “중부권과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 과정에서 서면평가와 발표평가 2일 전 평가항목 배점과 산출식이 바뀌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선정평가위원회 인원 전체를 모두 민간전문가로 구성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 청장의 답변과 달리 실제 선정 과정에서는 곳곳에서 문제점이 확인됐다.
최연숙 의원실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관계자들은 최근 최 의원실을 찾아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이 해명 과정에서 단순히 배점과 산출식만 변경된 게 아니라 산출된 점수 자체도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결과가 바뀔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재공모를 진행하지는 않고 향후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평가 기준 변경은 불가피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사업이 급박하게 진행되다보니 공모 시작시 3년 전 호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 때 마련된 평가기준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평가자문위원회 위원들에게 평가기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감염병 대응을 위해 평가기준 변경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사전에 변경 사실을 고지하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산출된 점수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수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숫자에 오류가 있었다. 다만 등수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수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선정위원회 위원들 서명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 공모에 참여했던 병원들에게 고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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