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병기가 높은 진행성 유방암 환자도 안전하게 유방재건을 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고범석 교수[사진]팀은 "유방절제 후 즉시 재건을 받은 진행성 유방암 환자 300여 명의 평균 67개월간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재발률 3.7% 및 생존율 92%로 유방 전체를 절제한 뒤 재건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나이, 병기 등 다른 조건을 유사하게 조정한 채 비교했음에도 두 집단 간 차이가 거의 없어 진행성 유방암 환자도 안심하고 즉시 재건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고범석 교수팀은 즉시 재건술의 안전성을 분석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선행 항암치료 후 유방 절제술을 받은 진행성 유방암 환자 646명의 재발률, 생존율을 평균 67개월간 추적 관찰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정확한 분석을 위해 암 진단 나이와 병기, 선행 항암치료 효과 등이 유사한 환자를 1:1로 조정하는 성향점수매칭을 통해 선행 항암치료를 받은 뒤 유방의 피부를 보존한 채 피하 유방조직만 절제하여 즉시 재건을 받은 ‘즉시 재건 집단’ 323명과 전절제술만 받은 ‘전절제 집단’ 323명을 선별하여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분석 기간 동안 처음 암이 발생한 유방 쪽에서 암이 재발하는 국소 재발률은 즉시 재건 집단에서 3.7%, 전절제 집단에서 3.4%로 나타났다.
또한 근처 림프절 등으로 암이 전이돼 재발한 비율은 즉시 재건 집단, 전절제 집단에서 각각 7.1%, 5.3%였다. 5년 생존율은 각 92%, 89.3%로 두 집단 간 재발률과 생존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때 두 집단 내에는 선행 항암치료 효과가 없어 수술 전(前) 종양 크기가 작아지지 않은 환자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즉시 재건의 안전성을 확인했을 때도 두 집단 간 재발률과 생존율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선행 항암치료에 반응이 낮아 여전히 종양의 크기가 큰 환자라도, 유두와 피부에 암이 전이되지 않은 상태라면 즉시 재건을 받아도 안전하다는 결과다.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암이 있는 쪽 유방 피부와 유두를 전부 제거하지 않으면 암이 재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즉시 재건을 꺼리는 환자가 종종 있었는데, 한쪽 유방을 절제한 채 재건술을 받지 않으면 신체 비대칭으로 어깨, 허리 통증을 호소하거나 심리적으로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로 진행성 유방암 환자가 즉시 재건술을 받아도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재건을 받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에서 발행하며 국제 외과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 I.F.=13.625)’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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