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이 들고 일어나는 주기인 ‘일주기리듬’이 치매 증상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은 의과대학 뇌과학과 김은영 교수(생체시계 연구실)와 의료정보학과 윤덕용·박범희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스마트 워치를 통해 측정한 어르신들의 활동량 기반 일주기리듬 특성을 분석한 결과, 치매 증상과의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스마트 워치 기반 일주기리듬 특성을 활용한 치매 증상 파악 및 경과예측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치매 환자에서 나타나는 활동량 일주기리듬 이상 소견은 치매로 인한 2차 변화인지 아니면 반대로 치매 원인 및 악화 요인인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대상을 진행된 치매 환자가 아닌, 치매 전단계의 ‘경도 인지장애’ 환자와 ‘경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 어르신 1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워치를 착용 후 4일간 활동량 자료를 측정했다.
이 때 얻은 데이터에서 일주기리듬 지표를 계산하고 이를 실제 신경심리검사, 뇌 MRI 검사,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얻은 환자들의 치매 진행정도(인지기능, 뇌 위축, 뇌 아밀로이드 침착 등)와 함께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특정 일주기리듬 지표 2개가 환자들의 치매 진행 정도와 높은 상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찾은 첫 번째 지표는 ’L5 시작 시간‘인데, 이는 하루 24시간 중 가장 조금 움직이는 5시간 구간의 시작 시점을 의미한다. 이 지표는 근육 활동이 줄고 움직임이 최소화되는 깊은 잠이 시작되는 시간에 가깝다.
연구팀은 L5 시작시간이 알츠하이머형 인지장애 환자가 비알츠하이머형 인지장애 환자보다 1시간 늦은 것으로 파악했다.
즉, 알츠하이머형 인지장애 환자가 비알츠하이머형 인지장애 환자보다 1시간 정도 더 늦게 깊은 잠에 든 것이다. 반면 비알츠하이머형 인지장애 환자는 L5 시작시간이 빠를수록, 기억력 및 기억력 관련 뇌부위(해마)의 위축이 심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공동 교신저자 김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지장애에서도 뇌 속 알츠하이머 병리 유무에 따라, 하나의 활동량 일주기리듬 지표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빨리 자거나 늦게 자는 것이 치매와 관련이 있다가 아닌, 환자 개인의 치매 원인이 알츠하이머 병 때문인지 아닌지에 따라 자는 시간이 가지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20년 8월 란셋 출판 중개의학전문지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 IF 5.7)'에 ‘인지장애 환자에서 보이는 활동량 일주기리듬 지표, 아밀로이드 병리, 해마 위축, 인지기능의 상관에 관한 연구(Associations of Rest-Activity Patterns with Amyloid Burden, Medial Temporal Lobe Atrophy, and Cognitive Impairment)’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