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정부가 남원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는 등 의료시스템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공공병원들은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공공의료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은 환기됐지만 공공병원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그 어느 때보다 공공병원 역할의 중요성 및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공공병원에 대해 민간병원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지역 의료 시스템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통영적십자병원의 지역책임의료기관 전환 사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연됐다. 코로나19로 통영시와 정부가 부담을 느껴 일시 중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지역사회 공공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통영적십자병원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복지부는 응급실, 중환자실, 소아응급과, 산부인과, 외과 등 모든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을 개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용역 사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은 중단된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8월 달빛어린이병원 업무를 시작한 통영시 무전동의 서울아동병원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가 급감해 정부의 추가 예산 지원 없이는 운영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하며 다른 질병 감염까지 줄어들어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급감했다. 일명 ‘팬데믹 역설’이라고도 불리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서울아동병원 같은 사례가 빈번해지는 실정이다.
정부가 공공 병원에 대해 적자를 이유로 폐원시킨 사례도 있다. 앞서 2013년 2월, 경상남도는 적자가 계속 발생한다며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원시켰다.
울산시립요양병원의 경우 지난 3월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됐지만 가동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52일만에 지정 해제됐다. 이에 따라 울산 지역에서 코로나19 등 감염병을 관리하는 공공병원이 사라지게 됐다. 현재 울산시와 울산대병원이 지역거점 감염병 전담병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병원들의 운영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 대해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평소에도 적자였지만 코로나19로 다른 환자들을 입원시키지 못하다보니 적자 폭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조승연 원장은 공공병원 운영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승연 원장은 “공공병원에 대해 손실 보상 등을 지원하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운영비를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돈은 조금 쓰면서 공공병원이 적자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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